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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토크] 나의 세 번째 자취방, 결론은 대만족 성인이 된지 어언 10년이 다 돼가는데, 지방을 떠나 서울로 올라오는 청년에게 주거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본가에서 통학, 고시원, 자취방, 기숙사, 쉐어하우스. 더 있나..? 나는 기숙사 + 자취방 콤보를 선택한 사람이고, 지금껏 내 인생의 길목에는 세 개의 자취방이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4학년 시절 1년 동안. 만년 기숙사 생활을 탈출하여 진정한 성인의 자유를 누려보고 싶다는 치기어린 호기심에 시작한 자취였다. 통금이 없는 세상은 아름다웠다. 친구들과 더 찐한 우정을 나누며 술잔을 부딪힐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그 무렵 친한 친구들 대부분이 같은 동네에서 자취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와 밤 늦게 각자의 자취방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기분은 그 시절 내가 느낄 수 있는 청춘의 행복 그 끝판왕 .. 2022. 12. 10.
[일상토크] 여자끼리 즉흥 여행의 재미 11월 셋째주 주말, 친한 동기 언니랑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1박 2일 일정이었고 심지어 토요일 아침에는 부동산 계약까지 있어서 버스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이 술술 풀려서 안전하게 11시 버스를 잡아 타고 삼척으로 향했다. 나의 일정을 이해해주고 여행을 함께 계획할 수 있는 동기 언니가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강원도로 가는 버스는 역시 많이 막혔다. 무려 3시간 40분이 걸려서야 도착한 삼척.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머무는 동안은 차를 빌려 돌아다니기로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 쏘카를 하나 빌려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고 삼척해변에서 바다도 보다가 금방 해질녘이 되어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처음으로 들른 해물탕 집이 예약이 꽉 차 있다길래 입뺀(?.. 2022. 12. 5.
[일상토크] 취향이라는 것에 대하여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게 멋있어 보였으니까. 해보고, 들어보고, 겪어보고, 그러면서 취향이라는 것이 확고해지는 게 느껴졌다. 가끔은 가까운 사람들의 취향 중 멋져보이는 것에 확 꽂혀서 스며들기도 한다.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고 인화하는 게 취미인 친구, 패션 취향이 확고해서 모자부터 신발까지 멋이 넘치는 친구, 뜨개질을 좋아해서 자기가 뜬 작품 사진을 소소하게 올리다가 인플루언서가 된 친구. 속절없이 시간만 가는 줄 알았는데 그 속에서 조금씩 키워나간 자신만의 취향들은 그 사람을 만들어갔다. 2년 전쯤 드라마 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다 보고 든 생각은 "다시 보면서 대사를 다 적어놓고 싶다"는 것. 최근에 다시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대본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 2022. 12. 5.
[로맨스영화추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 _사랑을 다시 시작하기 두려운 당신에게 최소 세 번은 본 영화였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보니까 느끼는 점이 훨씬 많다. 이래서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나보다. 같은 영화를 인생의 다른 시기마다 새롭게 음미하며 보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리즈는 남편과 짧은 결혼생활 끝에 이혼을 한다. 피터팬에 같은 남편과 '딴 배를 탄 느낌'을 지워버리지 못한다. 이혼 과정을 밟는 중, 그녀는 사랑하지도 않는 다른 남자와의 연애를 시작한다. 사실 그녀는 남자가 없는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15살 이후로부터 끊임없이 남자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었고, 삶에서 처음으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찾는 1년간의 과정을 시작하기로 한다. 이탈리아, 인도, 그리고 발리. 각각의 나라에서 4개월씩 말이다. 각각의 나라에서 그녀는 여.. 2022. 11. 26.
[영화추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_엉망진창 복잡다난한 가족의 이야기 출근길 듣던 팟캐스트에서 언급되어 우연히 알게된 영화, . 이름부터 참 길다. 온갖 컨텐츠가 난무하는 아이패드 속에서 눈길 가는 영화 하나 없었는데 마침 잘됐다, 이거나 보러가자 싶었다. 결론적으로는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왔다 ㅠㅜㅜㅠ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해보자면, 가족간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 나 자신과의 화해. 영화는 1부, Everything. 그리고 2부, Everywhere. 마지막 3부, All at Once 로 제목처럼 깔쌈하게 나뉜다. 장면 #1 처음에 등장하는 주인공 에블린의 모습은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가족 문제, 일 문제, 돈 문제 등등 수많은 문제들에 둘러싸여 어느 한 가지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정신없는 장면. 그 속에서 웃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심지어 고객부.. 2022. 11. 13.
[커리어책추천]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정김경숙 _인생은 장거리 마라톤이라구욧! 서점에서 표지를 보자마자 홀린듯 집어들었다. 50살에 실리콘밸리로 떠났다니. 50살에도 떠날 수 있다니. 부제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을만큼 저자가 멋지게 느껴졌다. 20대때 못했으면 평생 못할 것이라는 이상한 옭아맴이 내 안에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는데, 제목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세요. 느리면 좀 어때요? 인생은 생각보다 길답니다. 저자는 검도를 14년 넘게 하고도 대회에 나가면 30초 만에 지고, 대금을 7년을 불었는데 아직도 제대로 소리를 못내며, 구글 최고경영자는 못 되지만 최고령 라인에 들어가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는 힘이야말로 결국 끝내 이기는 방법이라고. 살면서 내가 경험한 모든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믿는 것은 나 자신.. 2022. 11. 6.
[에세이추천] <매일을 헤엄치는 법>, 이연 _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선택할 것 너무나 귀여운 표지!!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직장 내 괴롭힘으로 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나온 이연 작가의 이야기다. 지금은 80만 유투버가 되어있다. 그림체가 귀엽고 웹툰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술술 잘 읽힌다. 진솔한 에세이를 읽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위로를 받기도 하고,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주옥같은 문장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인간의 삶은 단순하게 보면 생로병사 네 가지가 전부다. 그 사이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스토리와 관계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사회에서의 관계에서 상처받았지만, 그 상처의 장을 떨쳐버리고 자신과의 관계를 치유해 나가는데 집중한다. 확신이 없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책임질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 인간은.. 2022. 11. 5.
[일상토크] 2022년의 끝을 코 앞에 두고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외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내면적으로도 폭풍이 불어닥치던 한 해였다. 그래서인지 올 한 해를 좀 더 이른 시기에 마무리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더 이상은 대단한 변화가 벅차기 때문에, 일단 지금의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 (내 멋대로 2022년 보내버리기ㅋㅋ) 1.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다 너무나도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내 선택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을 바꾼다는 것은, 내 상상보다도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있던 업무들과 근무지, 정들었던 사람들, 미숙했던 나를 넓은 마음으로 이끌어주셨던 선임분들, 힘들때마다 위로가 되었던 동기들과, 항상 떠나고 싶어했지만 너무도 정겨웠던 동네. 회사에서 내 능력을 .. 2022. 11. 5.
[에세이추천]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정지음 _성인 ADHD 작가의 좌충우돌 관계+감정이야기 위트가 대단하다.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붕우유신'이라는 네 글자가 생각 안 나 '붕신'이라 말해버리는 아이가 받을 것은 오해 뿐이었다. 저자 : "천둥벌거숭이'에서 '벌거숭이'를 빼면 '천둥'이 남는데 그게 멋지다고 생각해." 친구 : "그런 말이 아니야.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너는 '천둥'보다 '벌거숭이'에 가까워서 그 단어를 뺄 수가 없어." 저자 : "근데 나는 사실 '벌거숭이'도 멋지다고 생각해. 모두가 옷을 입고 있는 세상이니까 한두 명 정도는 알몸이어도 좋잖아?" 아 나 이런 화법 왜 이렇게 재밌니 ㅋ ㅋㅋㅋㅋ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절대로 참지 않을 때마다 내 속의 가장 약한 나와 가장 강한 내가 전투적 비밀 협약을 맺는 것 같았다. 이렇게 살면 가끔은 미쳤다는 평가에 노..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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