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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토크17

[일상토크] 나의 세 번째 자취방, 결론은 대만족 성인이 된지 어언 10년이 다 돼가는데, 지방을 떠나 서울로 올라오는 청년에게 주거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본가에서 통학, 고시원, 자취방, 기숙사, 쉐어하우스. 더 있나..? 나는 기숙사 + 자취방 콤보를 선택한 사람이고, 지금껏 내 인생의 길목에는 세 개의 자취방이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4학년 시절 1년 동안. 만년 기숙사 생활을 탈출하여 진정한 성인의 자유를 누려보고 싶다는 치기어린 호기심에 시작한 자취였다. 통금이 없는 세상은 아름다웠다. 친구들과 더 찐한 우정을 나누며 술잔을 부딪힐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그 무렵 친한 친구들 대부분이 같은 동네에서 자취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와 밤 늦게 각자의 자취방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기분은 그 시절 내가 느낄 수 있는 청춘의 행복 그 끝판왕 .. 2022. 12. 10.
[일상토크] 여자끼리 즉흥 여행의 재미 11월 셋째주 주말, 친한 동기 언니랑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1박 2일 일정이었고 심지어 토요일 아침에는 부동산 계약까지 있어서 버스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이 술술 풀려서 안전하게 11시 버스를 잡아 타고 삼척으로 향했다. 나의 일정을 이해해주고 여행을 함께 계획할 수 있는 동기 언니가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강원도로 가는 버스는 역시 많이 막혔다. 무려 3시간 40분이 걸려서야 도착한 삼척.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머무는 동안은 차를 빌려 돌아다니기로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 쏘카를 하나 빌려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고 삼척해변에서 바다도 보다가 금방 해질녘이 되어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처음으로 들른 해물탕 집이 예약이 꽉 차 있다길래 입뺀(?.. 2022. 12. 5.
[일상토크] 취향이라는 것에 대하여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게 멋있어 보였으니까. 해보고, 들어보고, 겪어보고, 그러면서 취향이라는 것이 확고해지는 게 느껴졌다. 가끔은 가까운 사람들의 취향 중 멋져보이는 것에 확 꽂혀서 스며들기도 한다.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고 인화하는 게 취미인 친구, 패션 취향이 확고해서 모자부터 신발까지 멋이 넘치는 친구, 뜨개질을 좋아해서 자기가 뜬 작품 사진을 소소하게 올리다가 인플루언서가 된 친구. 속절없이 시간만 가는 줄 알았는데 그 속에서 조금씩 키워나간 자신만의 취향들은 그 사람을 만들어갔다. 2년 전쯤 드라마 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다 보고 든 생각은 "다시 보면서 대사를 다 적어놓고 싶다"는 것. 최근에 다시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대본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 2022. 12. 5.
[일상토크] 2022년의 끝을 코 앞에 두고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외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내면적으로도 폭풍이 불어닥치던 한 해였다. 그래서인지 올 한 해를 좀 더 이른 시기에 마무리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더 이상은 대단한 변화가 벅차기 때문에, 일단 지금의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 (내 멋대로 2022년 보내버리기ㅋㅋ) 1.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다 너무나도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내 선택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을 바꾼다는 것은, 내 상상보다도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있던 업무들과 근무지, 정들었던 사람들, 미숙했던 나를 넓은 마음으로 이끌어주셨던 선임분들, 힘들때마다 위로가 되었던 동기들과, 항상 떠나고 싶어했지만 너무도 정겨웠던 동네. 회사에서 내 능력을 .. 2022. 11. 5.
[일상토크] 일기는 나만의 타임머신이다 ! 초등학생 시절 방학숙제로 쓰기 시작했던 그림 일기. 그땐 참 아무 말이나 썼다. 지금 보면 피식 웃음만 나온다. 고등학생 때까지도 일기를 꽤나 꾸준히 썼던 것 같다. 그 질풍노도 사춘기의 소용돌이치는 고민과 감정을 풀어낼 곳이 일기장 뿐이었나보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 성격도 아니었던지라. 대학생이 되어서는 일기를 많이는 쓰지 않았다. 아, 워드 파일에 가끔 끄적인 흔적들은 남아있다. 그러다가 다시 일기를 쓰기로 다짐한 건, 어느날 내려간 본가에서 발견한 어릴 적 일기장 때문이었다. 너무 웃기더라. 읽으면서 눈물 날 정도로 푸하하 웃어댔다. 10년 전, 20년 전 나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있는 그 일기장이 나의 어린 시절을 증명해주듯 철없고 해맑은 아우라를 풀풀 풍기며 집 한구석에서 그.. 2022. 9. 15.
[일상토크] 치과에 다녀왔다 스케일링하러 간 치과에서 충치가 발견되어 충치 치료도 하고 왔다. 치과 치료는 역시 비싸다는 생각을 하며 호다닥 집으로 돌아왔다. 유치가 하나 둘 빠지고 영구치로 이갈이를 하던 시절 좋았던 점은, 어릴 때 아무리 단 음식을 맘껏 먹더라도 한번 더 새 치아로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는 거였다. 새콤달콤을 먹다가 이가 빠졌던 초등학생 시절 당황스러움에 울음을 터트렸지만, 그게 영구치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모든 이를 하나씩 갈아치우는 과정은 고통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그 고통이 지금은 까마득해져서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하지만 영구치로 갈음 한 성인이 되고부터는 얼음을 씹거나 질긴 음식을 먹는 것 하나하나 신경이 쓰였고, 충치가 나거나 잇몸이 시리면 알아서 챙겨야 했다. 인간이 가진 오..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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