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귀여운 표지!!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직장 내 괴롭힘으로 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나온 이연 작가의 이야기다. 지금은 80만 유투버가 되어있다.
그림체가 귀엽고 웹툰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술술 잘 읽힌다. 진솔한 에세이를 읽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위로를 받기도 하고,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주옥같은 문장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인간의 삶은 단순하게 보면 생로병사 네 가지가 전부다. 그 사이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스토리와 관계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사회에서의 관계에서 상처받았지만, 그 상처의 장을 떨쳐버리고 자신과의 관계를 치유해 나가는데 집중한다.
확신이 없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책임질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
인간은 필요한 무언가가 없어서 괴로운 게 아니라 필요없는 게 삶을 어지럽혀서 괴로운 거라고 생각해. 퇴사도 다르지 않다. 삶에서 조금 큰 청소를 하는 거야.
너는 너가 되어라. 다른 사람의 한계에 신경 쓰지 마라. 너는 자기 자신 이외의 것은 될 수 없다.
- <카네기 인생론>, 데일 카네기
내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하다. 흉내를 그만두고 내가 나일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사랑받으려고 애쓰는 삶을 사느라 몇 개의 계절을 보낸 건지. 내게로 오는 길이 너무도 멀었다. 늦어서 미안.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진심을 다해 물었다. 그리고 그에 대답하듯 행동했다. 그러니 내가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과 습관이 바뀌었다.
평범한 사람이 다정해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다정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 그리고 다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
곁에 머물 사람은 네가 그 어떤 짓을 해도 남아. 지나치게 사려 깊을 필요는 없어. 착하지 않은 것도 너야. 그런 너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고.
나는 부디 나 자신이 명료해지기를 바란다. 의미 없는 일에 미련을 두거나 타인이 바라는 모습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어떤 모양의 나무가 되고 싶은지를 명료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완전한 '내 것’이 있는 사람. 혼자 있을때에도 헤매고 외로워하지 않고, 내가 할 것이 명확한 사람. 집에서 할 취미와 밖에서 할 취미가 하나씩 확실하게 있는 사람.
내가 잘라내고 싶은 잔가지를 생각해본다. 너무 생각도 많고, 들려오는 목소리들도 많을때면 에너지가 쭉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손을 뜯는 버릇, 떠나간 전남친들을 생각하며 구질구질해지는 것, 오지않는 연락 기다리는 버릇, 지나친 음주, 인스타그램 중독, 소모적인 대화뿐인 사람들, 스스로를 향한 비난.
불필요한 것을 자르면 잔가지로 누수되던 에너지가 내가 원하던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향한다.
잘할 수 있어. 나도 그런 믿음으로 수영을 한다.
이 책 읽으면 수영을 정말 제대로 꾸준히 배워보고 싶어진다 ㅋㅋ 후.. 이제 완전 겨울이라서 추운데ㅜ.ㅜ
작가가 멋있다고 느껴졌던 것 중 하나는 수영을 배우기 위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린 것이다. 사실 내가 수영에 쉽사리 마음이 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긴 머리 때문이다. 가슴까지 오는 긴 머리를 말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여름이면 상관 없다만 겨울에 축축한 머리로 밖에 나갔다가는 추워서 감기에 걸릴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도 머리를 싹둑 숏컷으로 잘라버리고 싶은 용기를 갖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긴머리의 여성성을 포기할 수 없어)
나는 여러 가지를 포기하고 나를 자주 선택하곤 한다. 그게 별거 아닌 나의 비법이다.
크리스마스나 생일날에 혼자 지내는 것. 사람들을 곁에 둬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살았다. 이별은 전부 다행 아닐까? 옳은 결말이고, 심지어 축복 같은 일이야!
생일같이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뭔지 모를 긴장감이 생긴다. 오히려 더 외로워지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소중한 날에는, 나와 더 따뜻하게 같이 있어주고 싶다. 10월은 내게 스스로 많은 선물을 해준 달이다. 회사에 안나가도 되게 해줬고, 멋진 여행을 선물해줬고, 외로움에 속아 함부로 아무에게나 곁을 내주지 않았고, 진심으로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
인생의 어떤 명패 하나가 겹쳤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과 같은 길을 걸어야하는 건 아닌데 그간 숱한 비교 속에서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요즘 들어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져서 생각이 괜시리 더 많아졌나보다.
그러던 내가 삶의 트랙으로부터 도망쳤다.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을 밟는 기분과 비슷하다. 발자국이 없는 길을 걷는 삶. 근사하고, 조심스러운 기분.
앞으로는 질문하는 생애의 답변 같은 하루들을 살아갈 생각이다. 회사에 들어가도 수영은 계속할 것이며 나를 위한 요리도 꾸준히 해야지. 내년에도 계속 나로 살아가는 것이 신년 계획이다.
불안과 싸우는 것은 생의 숙명이다. 지금은 불안해도 참을성 있게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뭐든 한 가지에 제대로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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