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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토크

[일상토크] 취향이라는 것에 대하여

by 파랑코끼리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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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게 멋있어 보였으니까.

해보고, 들어보고, 겪어보고, 그러면서

취향이라는 것이 확고해지는 게 느껴졌다.

가끔은 가까운 사람들의 취향 중

멋져보이는 것에 확 꽂혀서 스며들기도 한다.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고 인화하는 게 취미인 친구,

패션 취향이 확고해서 모자부터 신발까지 멋이 넘치는 친구,

뜨개질을 좋아해서 자기가 뜬 작품 사진을 소소하게 올리다가 인플루언서가 된 친구.

속절없이 시간만 가는 줄 알았는데

그 속에서 조금씩 키워나간 자신만의 취향들은 그 사람을 만들어갔다.

 

 

2년 전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다 보고 든 생각은

"다시 보면서 대사를 다 적어놓고 싶다"는 것.

최근에 다시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멜로가 체질> 대본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 대본을 살 생각을 못했네.

음악도 좋으면 악보를 사서 연주해보는데, 

드라마도 좋으면 대본을 사서 대사를 곰곰히 씹어볼수도 있는거니까.

하나 배웠다.

 

 

주말 내내 책을 폭식했다.

책 읽는 거 좋아한다고 말하면 멋지다는 반응이 대부분인데,

대단히 어려운 책이 아니더라도 술술 읽히는 에세이더라도

그냥 책이 좋다.

읽고싶은 책을 실컷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들으니

참 풍요로운 기분이 들었다.

 

 

달리기도 좋다.

달리다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이 있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뚫고 나올듯이 펌프질을 해대면

그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향초를 피워두고 한동안 불멍을 때리고 있는 것도 좋다.

겨울에는 특히, 일렁이는 촛불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생일 선물로 실내용 유리 난로를 선물 받았다.

향초보다 더 거대한 불꽃을 내뿜는걸

한참 바라보고 있을 수 있겠다.

 

 

밤산책이 좋다.

머리도 감정도 복잡할때면

집 근처에 있는 공원까지 한바퀴 돌면서,

다른 사람들이 친구와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도 구경하고,

아이들이나 강아지와 산책 나온 사람들도 구경하고,

나도 생각나는 사람에게 가끔 전화를 걸어마음 속 이야기를 터놓고는 했다.

 

 

명상이 좋다.

혼자 밤에 잘 때면 유독 외로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틀어놓는 명상 앱은 마음에 큰 평화를 가져다준다.

그냥 사운드 스케이프만 틀어놔도 좋고,

가끔은 위로가 되는 명상들도 좋고.

2020년 마음이 많이 어두웠는데 명상을 하다보니 

그토록 힘들던 새벽에마저도 얼굴에 미소를 띄며 출근할 수 있었던 기억.

 

 

위댐보이즈도 너무 좋다..!!

 맨날 모범생처럼 살다보니까

살짝 날티나는 사람들한테 매력을 느끼나보다.

엄청 힙한데 본업은 거의 정점을 찍은 것도 너무 멋있고 그렇다 ㅋㅋ

 

 

불안하고 외로울때면,

자주 자주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내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취향을 하나씩 쌓아가다보면 내가 완성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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