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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토크

[일상토크] 2022년의 끝을 코 앞에 두고

by 파랑코끼리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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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외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내면적으로도 폭풍이 불어닥치던 한 해였다.

그래서인지 올 한 해를 좀 더 이른 시기에 마무리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더 이상은 대단한 변화가 벅차기 때문에, 

일단 지금의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

(내 멋대로 2022년 보내버리기ㅋㅋ)

 

 

 

1.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다

너무나도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내 선택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을 바꾼다는 것은,

내 상상보다도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있던 업무들과 근무지, 정들었던 사람들,

미숙했던 나를 넓은 마음으로 이끌어주셨던 선임분들,

힘들때마다 위로가 되었던 동기들과, 항상 떠나고 싶어했지만 너무도 정겨웠던 동네.

회사에서 내 능력을 믿어주었던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업무적 성취를 이뤄냈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던 회사였다.

새로운 조직에서 다시 시작한다는게 기대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나는 잘해낼거라고 계속 말해주고 싶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2. 오래 살던 자취방과 이별을 고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와 '그래도 이사가고 싶다'를 무한 반복하게 만들었던

애증의 자취방과 이별을 고했다.

운 좋게도 좋은 집주인을 만난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너무 잘 살다 나왔고,

수많은 하루 하루 속에서도 편히 몸을 뉘일 수 있었다.

작지만 내 우주가 되어주었던 고마운 방이었다.

쓰지 않을 가구들을 하나하나 당근으로 정리하고,

차곡차곡 박스에 물건들을 담고 버리고 하다보니 어느새 텅 빈 방이 되어버렸다.

다음 세입자를 위해 도배 견적을 새로 받고, 에어컨을 고쳤다.

이사란 언제나 쓸쓸한 감정이 들게 한다.

내 지난 시간들과 감정들이 묻어있는 공간을 떠난다는 건 언제나 울컥하는 것 같다.

 

 

3.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다

새로운 동기들을 만났다. 다들 성격이 좋고 건전한 청년들이다.

처음부터 마음이 안가는 사람들이 있고, 정감이 가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운이 좋게도 이들은 다들 마음 속에 따뜻함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덕분에 많은 걸 배웠고,

동시에 나를 전혀 모르는 타인의 눈에 비친 나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매우 리프레시되는 계기였다.

 

 

4. 속눈썹펌 & 솜브레 염색을 해봤다

미용에 정말 돈 안쓰는 편인 것 같은데,

이전보다는 좀 더 거리낌없이 쓰게 되는 것 같다.

뷰러 안해도 돼서 너무 편하다.

정기적으로 할 예정 :)

그리고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탈색을 해보았다.

(솜브레, 옴브레, 발레아쥬 이거 세 개는 아직도 헷갈린다)

이렇게 탈색약 안 먹는 머리는 오랜만에 본다며 미용사 쌤을 당황시켰고,

생각한만큼 색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서 나도 당황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해볼 가치가 있는 머리였다.

 

 

5. 운동도 잊지 않고 했다

꾸준히 하지는 못했지만 (ㅠㅠ)

그래도 연초 수영과 테니스를 배웠다.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때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가 산책이라도 했고,

러닝을 할 때마다 한쪽 다리가 아파와서 자주 뛰지는 못했지만

자전거 타는 건 언제나 즐겁다.

 

 

6.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퇴사를 하고 한 달 남짓한 여유 기간동안 냉큼 미국에 다녀왔다.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다닐 수 있는 기회도 이번이 거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한 채로 하루하루 소중한 기록을 쌓아갔다.

매일매일이 모험으로 가득찬 대단한 여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곳에 산다면 나의 모습이 어떨지를 그려볼 수 있는 잔잔한 여행을 했다.

자잘한 자극들이 넘치는 도심 속의 삶을 살던 나에게,

이렇게 평화롭고 조용한 근교의 삶도 너무 괜찮다는 것을 알게 해준 여행.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출국 약 10일 전에 코로나에 확진되는 바람에

입국할때는 미국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당시 출국 40일 이내 확진 시, 검사 불필요 조항이 있었다)

여러모로 정말 자잘한 운이 좋은 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 여행이었다.

 

 

7. 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 해였다

관성적으로 만나는 오래된 관계라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는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10년 된 친구라고 해도 더 이상은 마음이 가지 않는 친구가 있고,

만난지 10일밖에 되지 않았어도 퍼즐이 맞춰지듯 잘 맞는 친구가 있다.

친구가 되는데는 나이가 상관없다는 걸 깨달았고,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한결 만나기 편해진 사람들이 생겼다.

나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포장해서 보여줘야 하는 친구들을 정리하고,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를 꾸준히 좋아해줄 친구들을 발견했다.

이 소중한 관계들이 빛바래지 않게,

내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 한 해였다.

 

 

8. 부모님 효도여행을 보내드린다

한 번 자유여행에 맛들리신 어머니를 위해  패키지 여행 대신 자유여행을 짜드리고 있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시지 못했던 아버지를 위해 두 분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여행을 선물해드리려고 한다.

두 분께서 이미 스스로 너무 많은 공부를 하고 계셔서,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여행을 갈 생각에 몇 달 전부터 들떠계신 부모님을 보며

여행을 앞둔 설렘과 활력, 공부를 하려는 동기를 부여해드린 것 같아 더 기쁘다.

스스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성과다.

부모님께 더 좋은 것을 해드리고 싶다는 욕심에, 스스로를 깎아내리고는 했다.

인스타속에 떠도는, 부모님께 명품백 등등을 선물해드린 사람들의 이야기.

왜 자꾸만 나를 그런 것들에 비교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드리면 되는건데.

내가 계속 극복해나가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부디 기분 좋게, 건강히 다녀오셨으면 좋겠다.

 

 

감정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었던 한 해였다.

남들로부터 듣는 나에 대한 이야기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그것이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진짜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니까,

나한테 더 많이 잘 보이고 싶다.

안녕,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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