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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추천]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_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마음을 투영한 소설 요즘 일하면서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가던 중, 이 책이 눈에 딱 꽂혔다. '이거다' 에세이인줄 알고 집어들었던 은 사실 소설책이다. 다 읽고나니 에세이 못지 않게 한국 현대사회의 젊은 세대가 일하면서 겪는 미묘한 감정선을 잘 그려낸 책이라고 생각된다. 총 8개의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흡입력이 엄청나다. 모두 20-30대의 사회생활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데, 읽다보면 묘하게 슬퍼지면서도 공감이 되는 아린 기분이 든다. 왜 우리는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걸까.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못하고, 일로 묶인 사람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지 못하고. 첫번째 이야기, 결혼 청첩장을 돌리는 주인공의 이야기. '이걸 왜 나한테 줘?' 라는 식의 눈빛을 받기 두려워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까운 사람에.. 2021. 7. 14.
[넷플릭스 영화추천]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1> _낯선 사람을 갈망하는 심리를 그려낸 영화 "맘 가는 대로 살면 다 잘 될 거 같지? 재밌긴 하겠지, 신나고. 망친 사람은 너야 마고, 길게 보면 말이야. 인생엔 당연히 빈틈이 있게 마련이야. 그걸 미친 놈처럼 일일이 다 메울 순 없어." 이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새 것도 헌 게 된다오." 마고는 결혼한 지 5년된 여성이다. 남편 루는 닭요리 책을 내기 위해 매일 저녁 닭요리를 한다. 서로에게 소소하고 귀여운 장난을 치며,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이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진다. 마고가 샤워할 때마다 몰래 샤워부스에 찬 물을 끼얹는 루, 서로 더 잔인한 문장을 말하는 대결, 진지한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루를 웃기기 위해 애교를 부리는 마고. 그러던 중, 새로 이사온 건너편 남자를 알게 된다. 그는 묘하게 그녀의.. 2021. 6. 27.
[넷플릭스 만화추천] 러브, 데스+로봇 <Love, Death + Robots> _소름돋는 생명력과 기괴한 놀라움이 가득한 다크 코미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은 성인용 19금 만화다. 야한다기보다는 좀 기괴하고 잔인하다. 시즌1은 2019년에 나왔고, 올해 5월에 시즌2가 릴리즈되었다. 시즌3는 2022년에 릴리즈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시즌1이 에피소드도 18개로 매우 많았고, 19+금으로 자극적인데다가, 영상미나 스타일도 매우 다양해서 보기에 더 재미있었다. 반면에 시즌2는 8개의 에피소드가 전부인데다, 15세 관람가로 수위를 맞추느라고 별로 자극적이지가 않다(?) ㅋㅋㅋ (예, 자극적인거 좋아합니다) 감독인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분인데, 대표작들을 좀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브래드 피트 주연의 , 등 범죄, 스릴러, SF장르부터 , 등 드라마 장르도 잘 만든다. 그 .. 2021. 6. 11.
[일상토크]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자신의 처지를 하염없이 한탄하는 사람. 그리고 생판 모르는 남을 밑도 끝도 없이 부러워하는 사람. 그들에게 애정이 있고, 그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그런 말들을 계속해서 듣고 있기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왔다. 중학교 때 겪었던 중2병에 대해 풀어놓으려 한다.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에 푹 빠져서 그 '우수에 찬 눈빛'을 쏘고 다녔다. 한 번은 초등학생이었던 친구 동생이 나보고 '누나는 너무 슬퍼보여'라고 하는데 마치 그게 칭찬으로 느껴질 정도였으니, 나의 중2병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사실 우수에 찬 눈빛을 쏘고 다니는 것을 넘어, 세상 온갖 철학적 고민과 존재론적 회의에 휩싸여서 지금 생각해보면 별 답도 없는 심연의 생각을.. 2021. 6. 9.
[산문책추천]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_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들을 읊조리는 소리내어 말하기 힘든 감정들이 있다. 그 순간 그 때의 기억이 주는 여운이 있는데 도저히 표현하기 힘든 때가 있다. 박준 산문집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나 산발적인 기억들이 흩뿌려져 있는 책이다. 친구 추천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천천히 소리내어 읽다보면 내가 겪었던 비슷한 감정이 떠오르면서, 잊고 살았던 사소한 기억들에 휩싸이게 된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요즘의 날씨와 딱 어울리는 책이다. 울고싶을 정도로 따뜻한 위로가 느껴져 멈칫거리기도 했다. 한 마디로, 감성 폭발하게 만든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p.19 .. 2021. 6. 2.
[책추천]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_"난 차별같은 거 안한다"는 그대에게 ※ 이번 글은 자기 주장이 조금 강하게 들어가버렸다. 책에서 그만큼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생각이 많았다. 책은 총 3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부 :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 2부 : 차별은 어떻게 지워지는가 3부 : 차별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 "나는 차별을 하지 않아"라고 말하지만, 의도는 차별하려던 게 아니지만, 은연 중에 여러 종류의 차별을 하는 중인 우리에게 보내는 메세지이다. "최소한 내가 배척당할까봐 두려워 다른 누군가를 비웃고 놀리고 짓밟는 일이 없도록, 넉넉하게 모두를 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를 꿈꾼다." p.209 능력은 한 가지가 아니며 그 사람의 전부도 아니다. 그런데 사람을 특정한 평가기준으로 단정지어 판단해버리는 버릇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p.113 회사 생.. 2021. 5. 24.
[에세이추천] <난생 처음 서핑>, 김민영 _서핑하러 갈 사람! 일주일 후에 서핑하러 간다. 소중한 연차를 처음으로 내 맘대로 써서 그동안 너무 배우고 싶었던 서핑에 도전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건 항상 설레는 것 같다. 서핑을 하기로 마음 먹은 직후로부터 운동 달력을 만들었다. 하루 하루 그어가면서 매일의 운동이 쌓여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니까 성취감이 하늘을 치솟는다. 운동을 하기 위한 동기 중 이렇게 강력한 동기가 없었던 것 같다 ㅋㅋ 패들링을 하기 위해 팔근육과 코어근육을 엄청 단련하는 중이다. 서핑에 대한 지식을 모두 흡수하겠다는 일념 하에 발견한 운동 에세이, 을 소개하고 싶다. 처음에는 서핑에 대한 지식을 얻고 싶어서 집어들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인생을 서핑에 빗대어 표현한 부분 중에서도 너무 멋진 문장들이 많아서 몇 문장 소개한다. 보드.. 2021. 5. 19.
[에세이추천]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메리파이퍼 _내 나이에 만족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세계적인 심리치료사이며 74세를 맞이한 메리 파이퍼의 책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견할 수 있는 인생의 즐거움을 여러 인터뷰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70대의 나이임에도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멋있다! 나는 25세를 기점으로 나이들어가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젊어서 좋겠다',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지'라는 부러움 섞인 윗사람들의 습관적인 말들을 듣고 있을 때면, 오히려 젊어서 좋다는 기분보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왜냐면 나도 결국 나이를 먹을테니 말이다. 나는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젊어서 좋겠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젊음을 그리워하고, 나이듦보다 젊음을 좋은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나의 나이에 만족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 가 한 눈에 들어왔다. 좀 더.. 2021. 5. 12.
[넷플릭스 영화추천] 화이트 타이거 <The White Tiger, 2021> _인도의 실체를 까발리다 (분석/결말) 너무도 매력적인 인도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는 2021년,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인도영화들은 보통 뜬금없는 노래와 전개로 보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고는 한다. (그게 매력이지만!) 하지만 이 영화, 화이트 타이거는 어떠한 유쾌하고 가벼운 포인트 없이 인도의 구조적, 문화적 근본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갈수록 주인공이 도덕관념을 잃고 타락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짜릿한 (?) 영화다. "빈곤층에게 위로 올라갈 길은 두 가지뿐이죠. 범죄, 혹은 정치." 주인공 발람은 미래가 촉망받는 청년이었다. 한 세대에 한 마리는 태어난다는 '화이트 타이거'라는 말을 들으며 장학금 제안까지 받을 정도로 똑똑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의 진학을 가로막으며, 집에서 가족들과 살며.. 202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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