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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16

[일상토크] 2022년의 끝을 코 앞에 두고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외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내면적으로도 폭풍이 불어닥치던 한 해였다. 그래서인지 올 한 해를 좀 더 이른 시기에 마무리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더 이상은 대단한 변화가 벅차기 때문에, 일단 지금의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 (내 멋대로 2022년 보내버리기ㅋㅋ) 1.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다 너무나도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내 선택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을 바꾼다는 것은, 내 상상보다도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있던 업무들과 근무지, 정들었던 사람들, 미숙했던 나를 넓은 마음으로 이끌어주셨던 선임분들, 힘들때마다 위로가 되었던 동기들과, 항상 떠나고 싶어했지만 너무도 정겨웠던 동네. 회사에서 내 능력을 .. 2022. 11. 5.
[일상토크] 일기는 나만의 타임머신이다 ! 초등학생 시절 방학숙제로 쓰기 시작했던 그림 일기. 그땐 참 아무 말이나 썼다. 지금 보면 피식 웃음만 나온다. 고등학생 때까지도 일기를 꽤나 꾸준히 썼던 것 같다. 그 질풍노도 사춘기의 소용돌이치는 고민과 감정을 풀어낼 곳이 일기장 뿐이었나보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 성격도 아니었던지라. 대학생이 되어서는 일기를 많이는 쓰지 않았다. 아, 워드 파일에 가끔 끄적인 흔적들은 남아있다. 그러다가 다시 일기를 쓰기로 다짐한 건, 어느날 내려간 본가에서 발견한 어릴 적 일기장 때문이었다. 너무 웃기더라. 읽으면서 눈물 날 정도로 푸하하 웃어댔다. 10년 전, 20년 전 나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있는 그 일기장이 나의 어린 시절을 증명해주듯 철없고 해맑은 아우라를 풀풀 풍기며 집 한구석에서 그.. 2022. 9. 15.
[일상토크] 치과에 다녀왔다 스케일링하러 간 치과에서 충치가 발견되어 충치 치료도 하고 왔다. 치과 치료는 역시 비싸다는 생각을 하며 호다닥 집으로 돌아왔다. 유치가 하나 둘 빠지고 영구치로 이갈이를 하던 시절 좋았던 점은, 어릴 때 아무리 단 음식을 맘껏 먹더라도 한번 더 새 치아로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는 거였다. 새콤달콤을 먹다가 이가 빠졌던 초등학생 시절 당황스러움에 울음을 터트렸지만, 그게 영구치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모든 이를 하나씩 갈아치우는 과정은 고통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그 고통이 지금은 까마득해져서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하지만 영구치로 갈음 한 성인이 되고부터는 얼음을 씹거나 질긴 음식을 먹는 것 하나하나 신경이 쓰였고, 충치가 나거나 잇몸이 시리면 알아서 챙겨야 했다. 인간이 가진 오.. 2022. 6. 28.
[에세이소개] <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_가슴 한켠에 품은 사표를 집어던지고 제목이 깔끔해서 골랐다. 일본 특유의 겸손하고 살짝은 오글거리는(?) 말투가 특징이다. 50세까지 신문사에 다니던 독신의 여성인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는 어느날 퇴사를 결심한다. 어쩌면 행복이란, 노력 끝에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의외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게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회사를 그만둔다는 게 어쩌면 그다지 두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p.10 회사를 다니다보니, 점차 돈과 불안감의 지배를 받는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자낳괴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 회사를 다니면서 점차 머릿 속을 채워가는 생각은 ‘월급이 왜 이렇게 짠거지.’ 페르소나가 하나 더 생겨나는 과정에서 느끼는 자아분열 같은 이질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일원이 된 느낌. 하루는 빨리 가지만 일.. 2022. 5. 23.
[인문책추천]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_말로 다 할 수없던 욕구들에 대하여 저자 캐럴라인 냅은 1959년생으로, 라는 유명한 책을 집필한 저자이다. 이 책 은 2003년 출간된 책 책으로 그녀가 살아생전 집필한 마지막 에세이이기도 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모두 느끼고 공감하는 욕구들 ('식욕’ ‘성욕’ ‘애착’ ‘인정욕’ ‘만족감’ 등) 에 대해 세세하고도 적나라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한다 에는 특히 그녀가 거식증을 앓았던 시절이 많이 등장하는데, 거식증 부분은 공감하기가 힘들었지만 그 외의 전반적인 부분들은 여성으로서 참 공감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구들이 많았다.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으면서도 미처 인식조차 하지 못했을 욕구들, 혹은 당당히 털어놓기 수치스러워 했던 욕구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마음 한 켠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욕.. 2022. 3. 18.
[일상토크] 위트의 중요성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단연 인트로다. 피터 퀼이 두둠칫 춤을 추며 도둑질을 하는 모습. 이 때 흘러나오던 노래 가 너무 좋았던 나머지, 엘피바에 가서 신청곡으로 넣고 앞에 앉은 사람을 까맣게 잊은 채 음악에 심취했던 기억이 있다. 가오갤의 매력은, 참 심각하고 어두운 상황에서도 주인공의 플레이리스트가 흘러나오면 단번에 가벼운 분위기로 전환되는 데에 있다. 마블 영화 중에서도 가장 경쾌하고,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다. 미국 드라마 브루클린 나인나인 을 가장 사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범죄자를 쫓고, 야간근무를 하고, 함정에 빠지는 아찔한 순간들에서도 제이크 페랄타(앤디 샘버그 분)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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