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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곽민지 _나 데리고 잘 사는 법 저자는 비혼주의자다. 나는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서도, 여자 혼자서 잘 살아가는 스토리에는 관심이 많다. 결혼을 하든 말든, 어쨌든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는 힘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거니까. 그래서 다른 챕터들보다 이 챕터가 가장 눈에 들어왔고, 가슴에 와닿았다. 내가 가장 고민하고 있던 바로 그 주제였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부정적이고 우울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솟아나면 다정한 말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틀어놓는다. 그만. 멈춰. 안 좋은 생각 멈춰. 물을 마시고 샤워를 한다. 아침이면 유독 기분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무의식과 의식이 뒤엉켜 존재론적 고찰에 들어서기도 하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듯한 숨막힘을 느끼기도 한다. 힘차게 시작해야할 아침에 근본을 알 수 없는 외로움과 우울감이 나를 끌어내릴 때가 .. 2023. 1. 10.
[일상토크] 나의 세 번째 자취방, 결론은 대만족 성인이 된지 어언 10년이 다 돼가는데, 지방을 떠나 서울로 올라오는 청년에게 주거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본가에서 통학, 고시원, 자취방, 기숙사, 쉐어하우스. 더 있나..? 나는 기숙사 + 자취방 콤보를 선택한 사람이고, 지금껏 내 인생의 길목에는 세 개의 자취방이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4학년 시절 1년 동안. 만년 기숙사 생활을 탈출하여 진정한 성인의 자유를 누려보고 싶다는 치기어린 호기심에 시작한 자취였다. 통금이 없는 세상은 아름다웠다. 친구들과 더 찐한 우정을 나누며 술잔을 부딪힐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그 무렵 친한 친구들 대부분이 같은 동네에서 자취했기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와 밤 늦게 각자의 자취방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기분은 그 시절 내가 느낄 수 있는 청춘의 행복 그 끝판왕 .. 2022. 12. 10.
[일상토크] 여자끼리 즉흥 여행의 재미 11월 셋째주 주말, 친한 동기 언니랑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1박 2일 일정이었고 심지어 토요일 아침에는 부동산 계약까지 있어서 버스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이 술술 풀려서 안전하게 11시 버스를 잡아 타고 삼척으로 향했다. 나의 일정을 이해해주고 여행을 함께 계획할 수 있는 동기 언니가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강원도로 가는 버스는 역시 많이 막혔다. 무려 3시간 40분이 걸려서야 도착한 삼척.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머무는 동안은 차를 빌려 돌아다니기로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 쏘카를 하나 빌려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고 삼척해변에서 바다도 보다가 금방 해질녘이 되어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처음으로 들른 해물탕 집이 예약이 꽉 차 있다길래 입뺀(?.. 2022. 12. 5.
[일상토크] 취향이라는 것에 대하여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게 멋있어 보였으니까. 해보고, 들어보고, 겪어보고, 그러면서 취향이라는 것이 확고해지는 게 느껴졌다. 가끔은 가까운 사람들의 취향 중 멋져보이는 것에 확 꽂혀서 스며들기도 한다.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고 인화하는 게 취미인 친구, 패션 취향이 확고해서 모자부터 신발까지 멋이 넘치는 친구, 뜨개질을 좋아해서 자기가 뜬 작품 사진을 소소하게 올리다가 인플루언서가 된 친구. 속절없이 시간만 가는 줄 알았는데 그 속에서 조금씩 키워나간 자신만의 취향들은 그 사람을 만들어갔다. 2년 전쯤 드라마 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다 보고 든 생각은 "다시 보면서 대사를 다 적어놓고 싶다"는 것. 최근에 다시 정주행을 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대본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 2022. 12. 5.
[로맨스영화추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 _사랑을 다시 시작하기 두려운 당신에게 최소 세 번은 본 영화였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보니까 느끼는 점이 훨씬 많다. 이래서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나보다. 같은 영화를 인생의 다른 시기마다 새롭게 음미하며 보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리즈는 남편과 짧은 결혼생활 끝에 이혼을 한다. 피터팬에 같은 남편과 '딴 배를 탄 느낌'을 지워버리지 못한다. 이혼 과정을 밟는 중, 그녀는 사랑하지도 않는 다른 남자와의 연애를 시작한다. 사실 그녀는 남자가 없는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15살 이후로부터 끊임없이 남자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었고, 삶에서 처음으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찾는 1년간의 과정을 시작하기로 한다. 이탈리아, 인도, 그리고 발리. 각각의 나라에서 4개월씩 말이다. 각각의 나라에서 그녀는 여.. 2022. 11. 26.
[영화추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_엉망진창 복잡다난한 가족의 이야기 출근길 듣던 팟캐스트에서 언급되어 우연히 알게된 영화, . 이름부터 참 길다. 온갖 컨텐츠가 난무하는 아이패드 속에서 눈길 가는 영화 하나 없었는데 마침 잘됐다, 이거나 보러가자 싶었다. 결론적으로는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왔다 ㅠㅜㅜㅠ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해보자면, 가족간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 나 자신과의 화해. 영화는 1부, Everything. 그리고 2부, Everywhere. 마지막 3부, All at Once 로 제목처럼 깔쌈하게 나뉜다. 장면 #1 처음에 등장하는 주인공 에블린의 모습은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가족 문제, 일 문제, 돈 문제 등등 수많은 문제들에 둘러싸여 어느 한 가지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정신없는 장면. 그 속에서 웃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심지어 고객부..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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