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들은 것은 많고, 그에 따라 질문과 고민은 많아졌는데 답을 찾을 수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세상이다. p.26
단단한 자존감을 갖는 것은 평생에 걸친 숙제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나를 못 믿기도 하고, 쉽게 위축되다가도 ‘어쩔거야’라는 식으로 대범하게 덤벼들기도 한다. 우리의 자존감을 끊임없이 갉아먹는 요인 중에는 매 순간 느껴지는 고민, 좌절감, 우울감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진짜로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이 세상은 끊임없이 의문을 품게 만든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넘쳐나는 폭발적인 정보들은 우리가 알지 않아도 될 타인의 삶까지 샅샅이 알려주고 있고, 그래서인지 우리 개개인은 너무나 특별하고 다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고유의 정체성마저 비교당하는 형국이다.
끊임없는 비교로 내 환경을 원망하기까지 이르고,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고민할 시간은 부족한 것. 그게 우리의 현실이고 이 책 <자존감 수업>은 이러한 고민점의 정곡을 찌른다.
인생을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면 평소 자신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해줘야 한다. 우리는 평소에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이상하고 부족한 사람으로 매도해왔다. 우리의 자아는 억울함과 슬픔에 빠져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위로를 해주어야 한다. p.42
책은 나,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존감을 정립하는 길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지금 상황에서 '나를 사랑하는 길'을 기준으로 삼아, 아무리 내게 중요한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하길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의 연애는 다르다. 기분이 나쁘고 초조해져도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야' 라는 믿음은 견고하다. 이들은 말다툼을 해도 상대방의 특정 행동만 문제 삼는다. 그러고는 곧 해결책을 찾는 데 주력한다. 그리고 '나를 안심시키려면 이렇게 행동해야 해' 라는 메세지 또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P.48
자신이 이별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에 대해 너그러워지기를 바란다. 몇 날 며칠 우는 사람도 있고, 괜찮은 듯 웃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화를 내는 사람들도, 무덤덤한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칙 같은 건 없다. p.60
혼자가 되고 나면 드디어 자신을 맘 놓고 돌볼 수 있다. 상대의 동의도 필요 없고 때로는 거슬렸던 충고와 간섭 따위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p.61
슬픈 것도 슬픈 건데,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해방감을 경험한 적이 여러 차례 있다. 상대와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모르는 새 상대방을 통제하거나,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려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걸 당해봤던 입장으로서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과거의 연애를 회고하다보면 보통 좋은 기억들만 떠오르기 마련인데, 나를 바꾸려 했던 사람은 두고두고 생각할수록 헤어지길 잘했다는 생각만 강해질 뿐이다.
자신의 가치란 반드시 누구에게 인정받아야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75
직장과 직업은 다르다. 직장은 맘에 들지 않아도 직업은 좋아할 수 있다. 또 직업과 꿈도 다르다. 나는 직업이 의사지만 작가가 되는 꿈을 버린 적은 없다.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가 의심스러울 땐 직업, 직장, 꿈을 분리해서 생각해라 P.83
직장은 일을 끊임없이 시키고 그 대가를 쥐꼬리만큼 쥐여주고 생색이나 내는 곳일 뿐이다. 그러니 부디 직장에서 자존감을 시험하지 말 일이다. P.89
결정을 잘해야 자존감이 올라간다. 적절한 타이밍,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세상에 '옳은 결정'은 없다는 걸 깨닫는 것.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정한 후에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결정을 잘하는 사람들은 결정하기까지 에너지를 많이 낭비하지 않는다. P.100
단번에 자신과 사랑에 빠지기보다는 전초 단계를 밟는 것이 현명하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하며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p.176
3년 전, 나에 대해 정리하는 스케치북을 만들었다.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걸 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들었던 친절한 말들과 용기를 심어주는 말들. 내가 해냈던 일들과 해내고 싶은 일들. 내가 가진 것과 가지고 싶은 것. 즐거웠던 경험들과 그것과 관련된 티켓, 사진, 엽서 등을 붙여놓았다. 기분이 바닥을 칠 때 한 번씩 꺼내서 읽다 보면 훨씬 괜찮아진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이렇게 우울하고 힘들어도 원래 나는 이런 모습도 있는 사람이었지, 스스로 기억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실망감이 반복되면 슬픔이 된다. 슬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아주 쉽다. 기대를 낮추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사건, 생각, 감정, 행동 네 가지를 정리하면 감정은 어느 정도 평온을 되찾는다. P.157
정신과 레지던트를 하는 친구를 새로 사귀었다. 그 애는 나에게 감정일기를 쓰느 것을 강력하게 권해줬는데, 효과가 좋다. 생각과 감정은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서 생각하면 감정을 소화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자존감에는 3가지의 축이 있다고 한다. ①자기 효능감(내가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 ②자기 조절감(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 ③자기 안전감(혼자서도 안전감을 느끼는 것). 이 세 가지가 충족되어야 진정한 자존감을 채울 수 있다.
책은 구체적으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매일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감정 일기를 쓰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스스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해나가며 한 걸음씩 자존감 넘치는 삶으로 걸어들어갈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너무나도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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