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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플레이 영화추천] 루비 스팍스 <Ruby Sparks, 2012> 소개 및 리뷰

by 파랑코끼리 2020.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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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스팍스> 포스터

 

포스터가 줄거리를 함축하고 있는 영화, <루비 스팍스>다.

글 속에에 여자의 형상대로 글자가 사라져 있고, 그 형체를 들고 남자가 뛰고 있다.

She's out of his mind라는 문구는, 말 그대로 "그녀가 그의 마음 속에서 나왔다"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아주 담백하게, '루비 스팍스'라는 여성의 이름 그대로 영화 제목을 설정해두었다.

 

 

 

 Synopsis 

** 스포 있음**

 

젊어서 유명세를 타게 된 천재작가 '캘빈(Paul Dano분)'는 베스트 셀러 이후로 다음 작품을 쉽사리 내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할지 고민하던 그는 어느 날 꿈을 꾼다.

매우 친근하게 구는 어떤 여성의 꿈이었다.

잠에서 깬 그는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어 미친듯이 그녀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자신의 이상형과 닮아있는 '루비(Zoe Kazan분)'

 

그런데 어느날, 집에 돌아와보니 루비가 집에 있다. 그것도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순간 캘빈은 패닉하지만, 이내 그가 글을 쓰는대로 바뀌는 그녀를 보며 다시 한 번 현실임을 확인한다.

이내 그녀를 글로 조종하지 않고, 정상적인 연인이 그러하듯이 행복하게 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가끔 변덕스럽게 굴기도 하고, 가끔 다른 곳에 눈을 돌리고, 그에게 시간을 내어주지 않기도 한다. 그 시간 속에서 온갖 불안, 질투, 귀찮음, 짜증, 권태를 느끼던 그는 숨겨두었던 타자기를 슬그머니 꺼내 그녀를 조금씩 자기 멋대로 바꾸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의 어떤 모습도 그를 완벽히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 비정상적인 관계를 이어오던 캘빈과 루비스팍스의 모습이 영화 중후반에 조명된다.

(이 부분은 살짝 지루할 수 있다.)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다. 둘은 크게 싸우게 되고,

열을 받을대로 받은 캘빈은 루비에게 "난 너를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조종할 수 있어"라며,

개처럼 짖어라, 벽을 굴러라, 춤추며 노래를 불러라 등 수치스럽고 끔찍한 명령들을 글로 쓴다.

그리고 그녀는 치욕스러움을 느끼며 의지와 관계 없이 그 행동들을 강제당하게 된다.

 

이내 갈등이 종식되고, 루비는 집을 나간다.

캘빈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후회하다가 루비가 자신과 있었던 모든 흑역사를 잊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도록 글을 쓴다.

 

 

 

 생각 

사랑의 본질에 대해 매우 간결한 방식으로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그 본질이라 함은, '사랑하는 연인을 내 입맛대로 바꾸려하지 말라'는 것이다.

연인이든 친구든, 항상 잊으면 안되는 사실인 것 같다.

상대방이 내 바램대로 행동해줬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 

 

<철학 vs 철학>의 '사랑은  하나가 되는 것인가?' 챕터에 나온 내용이 떠오르는 영화다.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길 원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때문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기대한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기울인 타자는 나를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자유를 가진 존재다.

나를 좋아해달라고, 사랑해달라고 강요할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은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몫이다.

 

자크 라캉(프랑스의 철학자, 1953-1981)은 말한다.

욕망과 그 대상 사이의 불일치 때문에 사랑이 발생한다고.

상상의 모습이 실재의 모습과 일치되지 않을 때, 그럼에도 타자가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상상에 계속 집착할 때 사랑은 타오른다고 말한다. <루비 스팍스>에서의 캘빈 또한 루비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녀가 자신의 이상형이고 자신의 불완전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이상적으로만 그렸던 소설 속 모습과 달리, 현실의 루비는 그러지 못했다. 그에 캘빈은 실망하고 그녀를 계속 자기 입맛대로 바꾸며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확인하려 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남이 나를 멋대로 휘두르려하는 것을 나는 가만히 그러게 놔둘것인가.

반대로 우리에게 남을 멋대로 휘두를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

영화는 아니, 라고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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