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교육이란 무엇일까?
고등학생 시절, 극단적 표현일 수 있지만 닭장같던 독서실, 교도소 같던 기숙학교.
숨 막히는 교육 환경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공교롭게도 개별맞춤형 교육이 불가능에 가깝다.
내 개인적 생각으로 참된 교육이란,
1. 지성, 인성, 체력을 모두 고려한 균형있는 가르침
2. 앞으로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올바른 태도 (책임감이나 문제해결력과 같은)
3. 엄한 상대와 무작위의 경쟁이 아닌 개별 적성을 살린 목표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
그런 고민에 접한 책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책을 기억나게 한다.
[참고도서]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고등학생 시절, 가장 인상깊었던 책 중 하나다.
소설이 아니고 실화를 기반으로 지어진 책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1956년, 스페인 갈리시아주 오렌세 지역,
실바신부와 15명의 아이들이 새로운 나라를 만든다.
인종과 종교 구분 없이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나라, 벤포스타.
도시는 가정의 보호 없이 가난이나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위해 고안되었다.
4살 ~ 15살 사이 모든 아이들을 받아들였고, 대통령, 장관, 시장 등도 모두 아이들이 맡아 통치한다.
피터팬의 실사판같은 느낌...!
현재 시점에서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는 결론적으로, 살아남지 못했다.
재정적인 문제와 같이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지금은 그 자리에 없다고 한다, 실망스럽게도.
이상과 현실의 타협점은 과연 어디일까.
Synopsis
그런 고민에 작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영화가 바로 <캡틴 판타스틱>이었다.
영화는 한 아버지와 여섯 명의 아이들이 함께 이끌어간다.
첫 장면 보면 깜짝놀란다.
사슴 잡는 야만인들이 등장하는데!! (그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내가 보러 들어온 영화가 이 영화가 맞나 싶은..
인적 없는 산골짜기에서 사냥을 하고, 전투를 배우고, 암벽등반을 하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다 같이 노래를 부른다.
(초반부만 보면 왕좌의 게임 시대인줄... 하지만 21세기 배경이다)
암벽등반을 하다가 손가락이 부러져 죽음의 위기를 맞은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하는 말.
"No one will magically appear and save you in the end."
매우 냉정하지 않은가,
근데 저건 우리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매 순간 깨우치게 되는 진리.
누군가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 우리를 구원해주지는 않을거거든.
동화 속 요정이나 백마 탄 왕자님처럼 말이야.
그런 건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완벽한 허상이지.
(영화에 따르면)
그의 교육은 실로 완벽해 보인다.
아이들의 신체능력, 지성과 감성 모두 평범한 도시의 아이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아 도시에 내려가있던 아내의 자살로 인해 모든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장인어른은 딸의 죽음이 사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둘째 아들 또한 엄마의 죽음을 아빠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큰 아들은 아빠 몰래 명문대에 원서를 넣었고, 모두 합격해놓은 상태. 아버지의 슬하를 떠나 자본주의의 교육 체계로 수렴하고 싶어한다.
위기를 맞은 그의 교육방식, 이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결론 & 생각
** 스포주의 **
1. 개개인성
영화 속 아이들이 특별해보인 이유는,
사회가 강요하는 평균적 교육에서 벗어나
다방면의 체험을 하며 개개인성을 길러왔다는 점에 있다
대학 입학은 대체로 평균의 게임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아지기 위해 자신의 독자성을 버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모두가 되려고 기를 쓰는 목표상에서 조금 더 뛰어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요.
하지만 평균을 놓고 겨루면 평균적으로 성공하기가 힘듭니다.
-하버드 대학교 입학 책임자 빌 피츠시몬스, 책 <평균의 종말> 中
개개인이 자신의 독자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데에 사회의 교육이 더 많이 힘써줬으면 좋겠다.
뚜렷한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평균의 경쟁을 위해 눈부신 10대 시절과 청춘을 가두고 낭비시키는 대신에 말이다.
2. 사회성
세상과 단절된 환경 속에서 자녀들을 교육하던 아버지는세상의 교육과 일종의 타협을 하게 된다.
이제까지 그는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그 역시, 교육의 다양성과 자유를 자녀들로부터 박탈했던 것이다.
결말에, 그는 아이들에게 다른 길을 보여준다.
기존의 자연 속 생활 방식은 유지하면서도,
대학에 가고 싶다던 첫째 아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보내주고, 홈스쿨만 하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그렇게, 아이들을 자신의 교육에만 묶어놓으려던 아버지의 욕심이 결말부에서 해소되는 모습에 짠한 감동이 느껴진다.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 관계를 쌓은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다양한 사람과 생각을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p.43
결국 '이상적'인 교육방식이라 생각했던 그것만으로 교육이 완전해지는 건 또 아닌가보다.
정작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선는세상과 부딪치며, 세상의 원리 원칙에 따라 생활해내야 한다는 참 아이러니한 진리.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이상적인 교육과 실행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갈등들을 영화를 통해 살짝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참 재미있고 몰입되는 영화다.
아래의 대사들은 영화 속에서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누누이 강조한 사항들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희망이 없어진다.
하지만 자유에 대한 본능이 있다면 아직 변화의 기회는 있고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다.
여자랑 섹스할 땐 매너를 지키고 귀를 기울여.
사랑하지 않더라도 상대를 존중해.
늘 진실만 말하고 비굴해지지 마.
매일매일을 네 생애 마지막 날처럼 살고,
용기 있고 패기있게 만끽해. 인생은 짧다. 죽지 말고.
- 아버지가 첫째아들을 보내며
민중에게 권력을.
권위에 저항하라.
교과서는 알려주지 않는 '삶을 대하는 태도'같은 것들을 말뿐인 가르침이 아닌 진짜 이해하고 체득하게 만드는 교육.
나도 답은 모르겠지만 한 가지 고민을 심어준 영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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