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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함께 독서해요)

[소설책추천] <리빙 더 월드, Leaving the World>, 더글라스 케네디 _비극을 딛고 다시 살아갈 용기

by 파랑코끼리 202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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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글라스 케네디 

 

Douglas Kennedy (더글라스 케네디)

더글라스 케네디 !

매우 유명한 작가이자

매우 정감이 가는 작가다

남성이면서 어떻게 그렇게 여성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지,

여성을 주인공으로 두고서도 어떻게 그렇게 치밀한 심리 묘사를 해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대표작품 1 : <빅 픽처>

고등학생 시절, 그의 소설 <빅 픽처>를 처음으로 접했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책을 손에서 떼지 못했다.

심지어 저 책을 반 친구들과 다 같이 돌려보기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엄마를 부탁해> 이후 두 번째로 유행이 돌았던 책이다.

그의 소설은 매우 흡입력이 강하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의 업무 묘사와 배경 설명이 굉장히 디테일해서 더 몰입감이 높아진다.

대표작품 2 : <빅 퀘스천>

하지만 그의 책 중 나의 최애는 에세이 "<빅 퀘스천>_대답을 기대할 수 없는 큰 질문들"

 

그의 수많은 소설들을 뒤로 하고, 그의 에세이가 제일 인상깊었다.

이 책에서는 그가 <빅 픽처>로 인기몰이를 할 때 겪고 있던 인간적인 문제들부터 시작해서,

그의 머릿속을 스쳐간 고민들이 등장한다.

멀게만 느껴지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우리 모두가 겪는 문제들에 대해 공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

 

 Synopsis 

<리빙 더 월드>의 주인공은 하버드 대학 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 제인.

창창한 미래가 펼쳐져 있을줄만 알았으나,

거듭된 비극(읽는 것만으로도 괴로워지는 비극들)으로 삶의 희망을 잃어가고

결국 자살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제인은 가까스로 살아나고,

미국의 교수직을 버리고 캐나다의 시골 깡촌으로 도피해

그곳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한 채 하루하루 살아나간다.

어느 날 바에서 술을 마시던 제인은

바의 TV에서 우연히 어떤 가정의 비극을 접하게 된다.

한 소녀가 납치되었고, 그 소녀의 아버지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뉴스.

제인은 그 사건에 왠지 모를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사건에 더 깊게 개입하게 된다.

 

 생각해볼 포인트 

1. 예측할 수 없는 인생

책이 일관적으로 보내오는 메세지다.

책의 첫 장과 끝 장에는 동일한 의미의 문장이 두 번 등장한다.

 

바로 그게 인간의 운명이야. 임의대로 떨어져 나온 입자들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듯이 인생도 우리를 상상하지 못한 세계로 데려가는거야. 결국 불확정성 원리가 인간 존재의 매순간을 지배하는 것이지.

- p.566
현재로서는 움직이는 입자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그 어떤 실험을 토대로 유추해본다고 하더라도 결국 어디로 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 p.18

제인은 상상을 뛰어넘는 온갖 종류의 비극을 혼자 다 겪어나간다.

보는 내가 다 답답하고 먹먹할 정도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맛 본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삶의 의지를 되찾을 수 있다는 거지?

그게 궁금해서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된다.

근데 예측할 수 없어 잘 풀리지 않던 그녀의 삶은, 또 다시 예측할 수 없던 어떤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믿기지 않게도 풀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비단 소설 속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커가면서, 이론으로만 알았던 그 사실을 점차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작게는 평생을 함께할 것만 같았던 사람들과의 이별부터, 크게는 세계를 뒤덮은 바이러스 같은 것들로부터 말이다.

예측은 아주 쉽게 빗나가며 우리를 비웃는다.

하지만 우리는 극복해나가겠지. 제인이 그러하듯이

2. 주인공의 삶의 태도

주인공이 마치 캔디처럼 핵발랄하고 긍정적이어서 모든 시련을 떨쳐버리는 그런 류의 삶의 태도를 말하는 게 아니다.

내 눈에 띈 것은, 그녀에게서 학위에 기초한 선민의식이나 거만함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예컨데 다른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깔본다던지, '나처럼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왜 이런 곳에 와있지'라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

다만, 세상 모든 비극을 떠안았음에도 순간에 충실하게 적응해나갈 뿐이다.

그게 아주 멋있어보인다.

반면, 상류층의 거만한 태로만으로도 모든 것을 말아먹는 주인공이 있다.

영화 <블루 재스민>의 주인공이 그러하다

<블루 재스민, 2013> ​

영화는 뉴욕 상위 1%의 호화로운 삶을 누리던 재스민이

한 순간에 남편, 집, 재산 모든 것을 잃고

여동생의 집에 얹혀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그녀를 보면, 원래의 생활터전과 삶의 방식을 기존보다 낮춰서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사람을 미치게 하는지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의 주인공 제인이 기특한거다.

고소득도 누려봤고, 명예로운 직업도 가져봤지만, 그 모든 걸 다 버려야 했을 때에도 눈 앞에 놓인 생계를 묵묵히 이어나가는 그 모습이 많이 용감해보인다.

3. 모두의 속도는 다르다

책은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면 이렇게 해결하세요!'라는 식의 인스턴트식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찬찬히 그녀의 인생을 따라오다보면, '아, 이렇게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대목들이 나온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속도가 있고, 각자의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게 참 작은 위로가 된다.

 

두껍지만 정말 술술 읽히는 소설들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전 권을 추천하고 싶다.

그의 소설은 앞으로도 쭉 리뷰를 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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