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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함께 독서해요)

[소설책추천] <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_다른 생명의 눈으로 본 인간의 모습

by 파랑코끼리 202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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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씨는 참 창의적이다.

그의 또 다른 작품 <신>도 그렇지만,

참 인간이라는 존재를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상력을 지녔다.

Bernard Werber 버나드 워버씨 ㅋ.ㅋ

 

그의 작품 <고양이>는 두 권으로 이뤄졌지만

상당히 술술 읽히는 소설이다.

​책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Synopsis 

페스트균이 파리를 혼란에 빠트린다.

쥐들이 창궐하는 파리에서, 페스트균에 면역이 있는 고양이들만이 구원투수로 떠오른다.

주인공 '바스테트'는 머리에 칩이 이식되어 있는 똑똑한 고양이 '피타고라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궁극적으로는 이 혼란 사태로부터 집사들과 인류를 구해내기 위해 군대까지 조직하게 된다.

그리고 쥐들과 최후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 페스트 (독: Pest, 영:Plague)

신체 말단에 검은 색으로 괴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흑사병이라고도 칭한다. 주로 쥐 등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전염된다.

 인상깊은 문장들 

콩닥거리는 그녀의 심장 소리. 다른 존재의 심장을 즉물적으로 느끼는 건 황홀한 경험이다.

- 1권 본문 중

바스테트가 집사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Jane & Tarzan

 

왜, 타잔도 제인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처음으로 교감을 시작하지 않던가.

집사를 자신보다 아래인 존재로 인식하면서도, 이렇게 집사의 가슴에 귀를 대고 있는 순간을 즐긴다.

포옹은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자연치유제와도 같다.

콩닥콩닥거리는 규칙적인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스르르 잠이 올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모든 행위에는 양면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좋아하는 쪽이 있으면 싫어하는 쪽도 있다.
생명체의 모든 행위는 필연적으로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 1권 본문 중

"이 지구는 정말 아름다워. 나는 매일 새록새록 우리 지구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넌, 행복해?"

"물론이야. 자신이 가진 걸 소중히 여길 줄 알면 행복하고 자신이 갖지 않은 걸 갖고 싶어 하면 불행하지. 난 원하는 걸 다 가졌어."


-1권 본문 중

고양이 피타고라스는 '자신이 원하는 걸 다 가졌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원하는 것들 중 일부가 부족한 상태가 오히려 행복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불안이 자기개발의 원동력인 것과 비슷한 이치인듯이.

무언가가 결핍된 상태에서 오히려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 아이러니함.

가보고 싶은 것에 다 가봐서 더 볼 것이 없다는 목표의 상실감을 느끼는 것보다,

가보고 싶은 곳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가보지 못해서 더 열심히 열망하고 꿈꾸는 그 상태가 아름답고 순수하다.

"안 본 눈 삽니다"라고들 하는 것처럼, 어떤 행복은 아껴두고 싶은 법이다.

 

누구든 자기와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 하지.

- 2권 본문 중

​피타고라스도 그러하구나. 똑똑한 고양이다.

하지만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은 그만큼 무언가 다른 것을 끊임없이 찾아 헤맨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는 거 아닐까?

 

영혼이 머무르고 싶게 만들려면 육체를 잘 보살펴야 한다.

- 2권 본문 중

책 <그리스인 조르바>의 이런 문구가 기억난다.

 

육체에는 영혼이란 게 있습니다. 육체를 먹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길바닥에다 영혼을 팽개치고 말 거라고요.
<그리스인 조르바, p.52>

 

핑계겠지만, 대학생 때 기숙사에 살면서 운동 가기가 그렇게 싫었던 시기가 있다.

(운동하러 가기가 너무 멀었다 진짜 인간적으로...)

물론 운동 안하면 안하는대로 그럭저럭 지낼 수야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냥 멍 -한 상태의 나를 발견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지도 않고, 몸의 관절 하나 하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던 그런 상태.

그게 너무 싫어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운동 수업도 듣고, 운동 동아리도 가입하고, 운동 대회도 나가고,

그러면서 몸을 다시 숨 쉬게 만들었다.

내가 호흡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던 상태에 있다가,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짜릿함의 경지에 도달하고 나니

세상에 또 그런 뿌듯함이 없더라.

그래서 책의 저 문구들이 너무나도 공감된다.

영혼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육체부터 잘 보살펴야 한다.

 

뭔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이야말로 모든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라는 사실이다.

- 2권 본문 중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연인과의 관계였다.

너가 내거고 내가 너 거인 것 같은 연애를 해봤으니, 한 때는 그게 당연한 것인줄로만 알았다.

근데 세상에 그것만큼 생떼스러운 논리도 없더라.

나도 참 '내 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내가 한 곡 한 곡 정성들여 다운받은 플레이리스트를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것조차 싫었다.

나눠주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게 될 것만 같아서.

근데 그런다고 그 노래를 친구들이 못 듣는 것도 아닌데.

내가 가수를 주머니 속에 넣어다니면서 나만 꺼내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내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진화시키기 위해 일어난다.

- 2권 본문 중

알랭 드 보통의 소설과는 결이 다르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시 소설 속에 인생의 진리를 담은 철학이 녹아있다.

고양이의 입을 통해 인생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할 것인지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게끔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모든 것이 내게 가르침을 주기 위한 사건들이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살아나가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고양이와 인간의 역사를 아예 통째로 배울 수 있다.

천재 고양이 '피타고라스'의 입을 빌려 고양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게 어떻게 변해왔는지 설명해주기 때문에

고양이 역사공부도 가능하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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