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유명한 뮤지컬에서 시작된 소설.
원래 디어 에반 핸슨은 <라라랜드>와 <위대한 쇼맨>의 음악을 담당한 Benj Pasek과 Justin Paul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던 뮤지컬이다.
무려 71회 토니어워드에서 최고의 뮤지컬 상 포함 6개 부문에서 수상!!
브로드웨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표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책 읽기 전까진 존재조차 몰랐다만)
책을 영화화하는 경우야 많다만,
뮤지컬을 책화(?)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것!!!
그래서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작품의 핵심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집중한다
뮤지컬은 모르겠고 책에 집중해보자면,
이 책은 외로움에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준다.
외로움이 우리를 어디까지 몰아넣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성인이 되어서도 외로움은 계속 싸워야하는 숙제이자 품어야하는 감정일 것이다.
소설은 마크 에번 핸슨을 주인공으로 두고,
에번이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매개로 코너 머피의 자살사건에 휘말리면서 전개된다.
마크 에번 핸슨
그의 외로움은 어디서 온걸까
1. 학교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2. 어릴 적 아버지가 집을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3. 어머니는 항상 일 하느라 에번을 돌보지 못한다
4. 감정을 털어놓을 친구 하나 없다
5. 거짓말이 점점 커져가고, 그로써 얻은 소중한 관계들을 언제 잃을까 전전긍긍한다
나는 어쩌면 환영받지 못할 존재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서 기인한 외로움. 자책.
"아들, 왜 그래. 나도 네가 잘못을 좀 저질렀다는 건 알지만, 네가 나쁜 애는 아니잖아. 우리는 성인군자가 아니야. 그냥 최선을 다하면서 살 뿐이지"
p.407
자책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말한다.
그래,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거 아니잖아
코너 머피
그는 어디서 외로움을 느꼈을까
1. 그가 한 짓이 아님에도 그를 믿어주지 않는 가족
2. 학교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붙이게 된 친구(미겔)에게 느끼게 된 생소한 감정 (동성애..)
3. 미겔에게 용기내어 한 연락에 대한 답장이 고작 "👍" 뿐이었던 그 순간
"너는 몰라."
"그러니까 얘기를 해! 나하고 있을 때는 그 빌어먹을 가면을 좀 벗어라"
p.314
그의 외로움 또한,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나온 듯하다.
그와 가장 가까웠던 친구 미겔에게조차, 진실한 모습을 드러낼 용기를 내기가 무서웠던거다.
코너 머피가 죽은 후,에번과 미겔이 우연히 마주친다.
미겔은 말한다.
그날 오후에, 학교 수업이 끝났을 때 걔가 문자를 했거든.
나는 답장을 보내려고 했지만 일을 하는 중이었고 그저 그런 문자는 싫어서...
그날 저녁에 전화를 했더니 음성사서함으로 바로 넘어가더라고.
p.412
그래서 "👍" 를 보낸건데,
그 날 오후에 통화를 하려 했는데.
이미 그는 없었다
그가 느꼈을 자책감이란.
곁길로 새는 소리지만, 나는 그래서 전화로 얘기하는 게 참 좋다
카톡이 처음 생겼을 때는 '우와, 문자가 무제한이다!'하며 좋아했던 기억.
하지만 잠깐 눈을 돌렸을 뿐인데 '300+'가 떠버리는 단톡방에 금새 질려버리곤 했다.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뉘앙스를 읽어내기가 정말 힘들다는 점에서 나는 카톡을 잘 안 믿게 되었다.
축하, 다정함, 관심, 사랑, 애정, 걱정, 친밀한 사이에서 보낼 수 있는 이런 메세지들은
최소한 목소리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
소설에 나온 "👍" 에서 기인한 오해같은 거 없어졌으면 좋겠다.
인상적인 문장들
그녀는 다정하고 엉뚱하고 재미있고 똑똑하고 열정이 넘치고 불안하고 야심만만하고 변덕스럽고 재능이 많다.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알고, 자기 생각이 있고, 내 생각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안다. 내 특이한 성격을 사랑스럽게 여긴다. 내 이상한 옷차림을 귀엽다고 생각한다. 나를 자극한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게 한다. 다시 운전을 시작해보고 싶어지게끔 자신감을 북돋는다. 어디에서 살고, 어렸을 때는 어떻게 생겼으며, 우리 엄마는 어떤 분인지, 나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싶어 한다. 심지어 내 미래를 걱정하기까지 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사귀지 못할 이유가 없다.
p.343
에번은 코너머피의 여동생 조이머피를 좋아한다.
그녀에 대해 저렇게 묘사를 한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이유를 저렇게 적으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모습이 상상된다.
귀여워서 내가 그냥 좋아하는 문장.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너는 너니까. 숨지도 말고. 거짓말하지도 말고. 그냥 너니까.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니까.
p.394
눈덩이처럼 불어나버린 거짓말을 바로잡기 위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그가 모든 걸 바로잡을 용기를 냄으로써,
그의 의기소침하고 눅눅한 자아에 한줄기 햇빛이 비춘다
세상에는 우리처럼 외로운 영혼이 너무나 많다. 우리 모두가 여길 건설하는 데 일조했다.
...
우리는 함께 행진한다. 함께 나무에 오르고 떨어지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모든 것의 중심에 가까워지려고 한다.
우리 자신에게 가까워지려고. 서로에게 가까워지려고. 진정한 무언가에 가까워지려고 한다.
p.422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우리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잘 다루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책에서처럼 남을 돕는 모금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연결된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비밀을 만들어 공유하고,
남들의 일상 Vlog같은 것을 보며 공감포인트를 찾아 헤매고,
내 감정을 대신 노래해줄 음악을 찾고,
'괜찮아 괜찮아'를 연신 남발하는 힐링에세이를 찾기도 하고.
다양하다.
외로움을 껴안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인 것 같다
너도 느끼고 나도 느끼고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라는 이해.
유별난 것도 아니고, 그냥 문득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이라는 이해.
부끄러운 감정도 아니고.
외로움 한 줌 정도는 마음 속에 다들 간직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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