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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영화 추천!

[넷플릭스 영화추천] 세렌디피티 <Serendipity, 2001> _운명적인 사랑을 찾아 헤매는 두 남녀의 로맨스 영화

by 파랑코끼리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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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행복,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운명론적인 기운이 넘치는 이 한 단어가 이 영화의 제목인 이유는, 

영화 주인공들이 아주 강력한 운명론자들이기 때문이다.

 

 


 

 

 

세라와 조나단(존 쿠삭)은 서로의 애인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같은 장갑을 동시에 집으면서 처음 만난다.

우연히 만난 둘은 같이 스케이트도 타고 대화도 마법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운명론자인 세라는 '우리가 운명이면 이렇게까지 해도 다시 만나겠지'하며 

추후의 만남을 운명에 맡겨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3년이 지나간다.

둘은 각자 결혼할 연인을 곁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3년 전 우연히 만났던 상대방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그들은 스레기였다.

 

 

막상 결혼식을 앞두고서는 서로를 찾아 헤매는 그들의 모습은 흡사 미친 사람들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세라는 영국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뉴욕으로 주말 여행을 가고 싶다며 훌쩍 떠나더니, 거기서 조나단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나단은 세라의 신용카드 영수증을 보고, 그 가게를 찾아가 고객 정보를 캐내어달라고 매수하기까지 해서 그녀의 집 주소를 알아낸다. (솔직히 이러는 과정을 보고 '미쳤다' 싶으면서도 그 설렘이 고스란히 전달되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이렇게 과거에 한 눈에 반해버린 여자의 흔적을 찾아 헤매느라 결혼식 전날까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는 그에게 그의 약혼녀 핼리는 서운함을 털어놓는다.

 

"내가 평생 꿈꿔왔던 결혼식이고 모든 것이 완벽한데 정작 약혼자는 맘이 딴 데 가 있어. 대체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발 그냥 떨쳐버려. 제발."

 

 

 

그렇게 간절히 부탁하며 핼리는 조나단에게 결혼 선물로 책을 건넨다.

하지만 그 책은 바로 3년 전 세라가 책 첫 장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으며,

"언젠간 당신이 이 책을 발견한다면 그건 우리가 만날 운명이라는거겠죠" 라며 헌책방에 팔아버린 바로 그 책이었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이 소설을 뒤적이던데, 집엔 책이 없더라고." 라며 그 책을 조나단에게 건네는 핼리.

영화에서 제일 슬픈 장면이었다. 핼리 불쌍해 진짜... ㅠ^ㅠ

 

그 책을 받아든 조나단은 당연히 마음을 다시 바로잡고 핼리에게 잘 해야지... 할 줄 알았지만,

그 길로 바로 영국으로 떠나는 미친 놈이었다. 다음 날이 결혼식인데. 이건 아주 연애의 참견에 등장해서 MC들한테 공개적으로 짓밟혀도 모자랄 짓이다.

 

이렇게 서로의 흔적을 정신없이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각자의 절친들은 쓴 소리를 하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세라의 뉴욕행을 함께 한 그녀의 절친은 말한다.

 

"로맨틱하지. 삶의 모든 사건이 큰 그림의 일부로 계획된 거고 우린 운명적 짝을 만나게 된다는 생각. 하지만 그게 진짜라면 삶의 의미는 뭘까? 결정은 왜 내리지? 왜 살아야 하냐고? 실수하려고 사는 거야. 그러고 현명하다면 실수에서 뭔가 배우겠지. 잘 생각해 봐야 해. 삶은 잘 짜인 연극이 아니야. 이건 포기가 아닌 성숙이야."

 

 

 

이런 친구의 설득 논리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여겨진다. 특히나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쫄아서, 이루지 못한 사랑이 생각나서, 스쳐 지나간 그 사람이 원래 내 운명이었을 것 같아서 몇 번을 망설이는 그 모습이 두 주인공으로부터 똑같이 나타난다. 

 

 

조나단의 친구는 정 반대로 그를 응원한다. 물론, 약혼녀를 두고 그러고 있는 그에게 약간의 비난을 덧붙이긴 했지만, 결국 완전한 지지를 보내준다.

"(너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세라가 짠 나타나면 뭘 하라고 할까? 뻔한 얘긴 하기 싫지만 이번에 포기하면 영원히 못 찾아."

 

 


 

옛날 2001년 영화라 그런가, 전화번호부 뒤져가며 사람 찾아가는 느낌이라서 되게 사막에서 바늘찾기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라면 첫사랑 쯤이야 페북이나 인스타 몇 분 뒤적거리면 금방 찾을 수 있을터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애초에 그럴라고 페이스북을 만들었으니까. 

 

 

이 영화는 운명론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아주 활발한 토론거리가 될 수 있겠다. 그래서 상당히 흥미로웠고, 내가 만약 저런 입장이라면 잘 알지 못하는 익명의 운명적인 사랑을 찾는 것의 스릴을 만끽했을 듯 하지만, 동시에 저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싶기도 했다. 다만, 뭐가 됐든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인데, 한 번 뿐인 인생 두고두고 후회할만한 선택을 해서는 안 되는 거니까. 이 두 주인공들의 발칙한 행동에 감히 비난의 잣대를 섣불리 들이대지는 못하겠다.

 

 

눈 뜨고 코 베인 주인공들의 약혼자들에게는 너무나 안 좋은 감정이 드는 영화이면서도, 주인공들에게는 그래 너네 3년이나 질질 끌더니 결국에는 서로에게 다시 돌아왔구나 싶은 영화다. 만약 이 둘에게 각자의 연인이 없었더라면 좀 더 도덕적 기준따위 생각 안하고 맘 편하게 봤을만한 영화...? ㅋㅋㅋㅋ 이왕 만날거면 그냥 운명 탓하지 말고 3년 전에 만났을 때 바로 사귀어보지 그랬니. 하핳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주연한 <유브 갓 메일, You've Got Mail>,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Sleepless in Seattle> 또한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함께 보면 더 좋을 듯하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남녀 주인공이 동일한 배우이다. 100% 마음이 가는 사람과 사랑하라,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온 맘 다해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가 등의 의문을 던져주는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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