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 Synopsis
- 마치(March) 집안의 4명의 자매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영화다.
- 이전에도 6번씩이나 영화화 된 기록이 있는 아주 고전적인 명작이다.
- 2019년에 리메이크되어 재탄생한 이 영화는 원작보다 훨씬 색깔과 메세지가 강한 느낌이다.
- 영화는 당시대에 여성들이 직면했던 사회적, 직업적 한계를 명료하게 묘사하고 있다.
(네 자매가 느꼈을 좌절이 더 잘 와닿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 무려 엠마 왓슨과 메릴 스트립이 출연하는 영화 ...!
첫째 메그(엠마 왓슨)는 화려한 사교계와 배우로서의 삶을 꿈꿔왔다. 하지만 가정교사 일을 하는 존 브룩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선택한다. (조가 끝까지 같이 도망가자며 결혼을 말리지만)
둘째 조(시얼샤 로넌)는 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서, 비혼주의자로 묘사된다. 어린 시절부터 옆집에 살던 로리와 썸 아닌 썸을 탄다. 글 쓰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작가 지망생이다.
셋째 베스(일라이자 스캔런)는 자매들의 입을 빌리자면 "우리 중에 가장 착한" 자매 구성원으로 묘사된다.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는 화가로서의 삶을 꿈꾼다. 부자인 대고모(메릴 스트립)에게 예쁨을 받아, 파리로 같이 떠나 화가 공부를 하게 되던 와중에 좌절을 맛보고, 그냥 대고모의 조언대로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야 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다.
각기각색의 개성과 고민을 가진 네 자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지루할틈이 없다!
생각
1. 당찬 그녀들의 어린 시절에 빨려들어간 기분이다. 참 인간적이고 따뜻한 영화.
완벽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보내는 메그.
메그의 삶을 둘러보면,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아닌, 경제적인 문제에 부딪힌 부부가 어려움을 겪는 순간을 보여준다. 원피스 한 벌을 사지 못해 초라함을 느끼는 순간, 이웃 여자에게 기죽기 싫어 충동구매를 해버리는 메그의 모습과 이를 자책하듯이 남편에게 말하며 '가난이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모습을 비춘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오순도순 배려하며 살아나가는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결혼 직전, 제발 결혼하지 말라는 동생 조에게 그녀는 말한다.
메그 : "난 기쁘게 일하고 싸워나갈거야. 그걸 존과 함께 하고 싶어"
당차게 나아왔지만 외로움에 노출된 조
조는 작가로 자립하여 독신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고군분투하지만, 어느 순간 외로워져서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사랑한다고 스스로를 세뇌해버리고 싶은 충동과 마주한다. 무작정 멋지고 독립적인 비혼주의 여성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아닌, 그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취약함을 영화에서는 가감없이 드러내준다. 그럴 때마다 그녀가 엄마와 대화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 조가 무너질 때마다 강하게 잡아주는 분이라는 점이 와닿는다.
조 : "이제는 사랑받고 싶어요."
엄마 : "그건 사랑하는 것과는 다른거야."
조 : "전 감정이 격해지면 모질게 상처주고 그걸 즐겨요"
엄마 : "나도 40년간 노력 중이란다. 분노에 내 좋은 면이 잠식되지 않도록 말이야."
애증의 자매관계
에이미는 조에게 항상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씩씩하게 자기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조에게 화난 나머지 그녀가 쓰던 소설을 태워버리기도 했고, 조를 짝사랑하던 오빠를 짝사랑해오던 그녀. 애증관계에 놓인 자매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생의 고달픈 면들도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녀들을 볼 수 있다.
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 있지만, 각자 되고싶은 것도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른, 본인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들이 짠하면서도 멋지다! 서로 투닥거리고 위로해주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눈물겹게 아름답다.
2. 발랄한 그녀들의 모습 뒤에 숨은 당대 여성의 지위를 잘 드러낸 영화이기도 하다.
조가 자신이 쓴 소설을 기고하면서도 "친구의 부탁으로 왔고, 필명은 익명으로 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
대고모가 에이미에게 "부잣집 남자와 결혼해서 너의 가족들을 부양해라"라고 하는 장면.
조가 엄마에게 "제가 느끼기엔 여자도 감정만이 아니라 생각과 영혼이 있고, 외모만이 아니라 야심과 재능이 있어요. 여자에겐 사랑이 전부라는 말에 신물이 나요." 라며 하소연하는 장면.
대사만으로도 그 때 그 시절 여성들에게는 경제력도 사회적 자유도 주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갖기 위해 멈추지 않는 모습들이 참 아름답다.
2시간 15분이라는 러닝타임 중, 제일 좋았던 장면은
아파서 시름시름 앓는 베스에게 조가 시를 읊어주는 장면이었다.
시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리가 이 땅을 이토록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땅에서 보낸 유년시절 때문이며,
자그마한 손가락으로 따던 그 꽃들이
봄마다 이 땅에서 다시 피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가,
모든 것이 자명하고
자명하기에 사랑받는
이 달콤한 단조로움은.
- 조지 앨리엇,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We could never have loved the earth so well if we had had no childhood in it,
if it were not the earth where the same flowers come up again every spring that we used to gather with our tiny fingers as we sat lisping to ourselves on the grass,
the same hips and haws on the autumn hedgerows, the same redbreasts that we used to call 'God's birds' because they did no harm to the precious crops.
What novelty is worth that sweet monotony where everything is known and loved because it is known?
- George Elliot , <The mill on the floss>
참 따뜻한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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