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
좋아하는 가수 섹션에 그녀를 소개하고 싶었으나, 음악만 다루기에는 한층 더 깊이있는 이야기를 가진 그녀이기에 그녀의 모습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대해 꼭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중학생 때부터 너무나도 좋아하던 테일러 스위프트. 그녀가 들려주던 통기타와 평온한 음색은 스트레스 받던 학창시절 큰 해방구가 되고는 했다. (+ 넘나 요정같은 외모에 홀딱 반해버렸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그녀의 CD도 마구 구입하고, 같은 반 친구와 함께 덕질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어릴 적 모습부터 차근히 살펴보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는
나 또한 그녀와 함께 성장해왔으며, 그녀의 음악으로 많은 위안을 얻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암 판정을 받은 후, 제가 항상 ...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 테일러 스위프트의 엄마, Andrea Swift
엄청 큰 개를 키우는 거였죠.
You gotta be able to really prioritize what matters to you.
For me, it's my family and my friends.
- 엄마의 딸, Taylor Swift
그녀의 가장 큰 강점은 '이야기'에 있다.
그녀 스스로도 그렇게 말한다.
모든 아티스트들은 각자의 특별한 개성이 있는데,
나에게는 STORY가 있다고.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경험,
동료 가수와 싸웠던 경험,
부당한 일을 당한 경험,
지지하는 정치인이 선거에서 패배한 경험,
그 모든 것들을 음악에 담았고, 그로부터 마법같은 울림이 느껴진다.
Cuz if you're thin enough,
then you don't have the ASS that everybody wants.
But if you have enough weight on you to have ass,
then you're STOMACH isn't flat enough.
It's all just... Fucking Impossible.
항상 다다르지 못하는 아름다움의 정의가 있어요.
충분히 말랐다 싶으면 모두가 좋아하는 엉덩이가 없고,
엉덩이를 위해 살을 찌우면 배가 나오게 되는거죠.
말이 안되는 기준인거에요.
- 더 이상 강박적 다이어트에 사로잡히지 않는 Taylor Swift
1. 칸예 웨스트와 벌어진 한바탕 소동
2009년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에서 여자 뮤직비디오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테일러!!
수상 소감을 말하던 도중 칸예 웨스트는 마이크를 빼앗더니만,
"수상소감은 좀 이따 끝내게 해줄게. 근데 비욘세의 비디오가 역대 최고의 비디오 중 하나야!"
이 난리를 친다.
당시 관중에서는 칸예에 대한 엄청난 야유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테일러는 모든 유명인사가 그러하듯,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아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기에, 관중의 야유가 자신을 향했다고 생각했으며 매우 당황했고 상처받았다.
2016년, 칸예는 <Famous>라는 노래에서 또 한번 그녀를 괴롭힌다.
그녀를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그녀를 Bitch 라고 표현하며,
"I feel like me and Taylor might still have sex
Why? I made that bitch famous"
이런 진상짓을 또 한다.
잘못한 건 분명 칸예인데 엄한 테일러가 욕먹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테일러는 1년 간 잠수를 탄다.
I can't change what's gonna happen to me.
But I can control what I write.
- 싱어송라이터, Taylor Swift
한 때는 그런 생각이 있었다.
음악하는 사람이 음악만 좋으면 되지,
영화하는 사람이 작품성만 좋으면 되지,
그 사람의 인성이나 발언이 그 좋은 노래를 망치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근데 이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칸예 웨스트 같은 사람의 행동들은 그 사람 자체를 넘어 그 사람의 부산물까지도 싫어할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 테일러와 아버지가 토론하는 장면
지난 2003년, 딕시 칙스라는 유명 컨트리 그룹은
"우리의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라는 발언을 하며
당시의 조지W.부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다.
그 후 딕시 칙스는 매우 심한 반발과 전국적 비난을 샀다.
대중의 비난은 매우 쉽게 동요되는 것이라서 테일러 또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정치적 발언을 삼가는 것이 컨트리 가수의 암묵적 규칙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이후, 이대로는 두고보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테일러는 정치적 발언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이에 강하게 반대하는 아버지와 토론을 벌이는데.
역사에서 옳은 길을 택해야해요.
이기지 못해도 노력은 한거니까요.
이게 얼마나 내게 중요한건지 알아주세요.
정말 중요한거에요.
그녀(상원의원 후보자)는 성평등 임금과 여성폭력방지법에 반대했어요.
동성애자같이 보이기만 해도 식당에서 쫓겨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여자에요.
이런 걸 더는 못보겠어요.
이건 해야만 해요.
어차피 할 일이니 용서를 구하는거에요.
- 아빠의 딸, Taylor Swift
공인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는 위험성이 있다.
맹목적으로 스타의 입장을 좇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힐 줄 아는 용기는 참 칭찬할 만하다.
3. 성추행을 당한 테일러 스위프트
그녀는 한 라디오 DJ 데이비드 뮬러와 사진을 찍던 도중 성추행을 당했다.
그녀는 이를 즉각 그의 상사에게 말했고 그는 해고되었다.
하지만 그 해, 뮬러 새키는 '테일러가 자신의 커리어를 망쳤다'고 징징대며
테일러에 대해 300만 달러의 소송을 걸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테일러는 1달러 맞고소를 냈다.
그리고 그녀는 법정에서 수치스러운 질문들에 답변해야 했다.
"그 상황에서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죠?"
"왜 그에게서 더 멀리 서있지 않았죠?"
...
7명의 목격자와 사진까지 있었던 상황인데도 이러한 모욕을 견뎌야했다면,
아무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
닫으며
반짝이를 좋아하면서도
이중잣대를 반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분홍색을 입으면서도
정치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I'm trying to be as educated as possible on how to respect people
on how to... deprogram the misogyny in my own brain.
toss it out, reject it and resist it.
There is no such thing as a slut, as a bitch, as someone who's bossy.
There's just a boss.
We don't wanna be condemned for being multifaceted.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제 스스로도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 했죠.
그 개념을 갖다 버려야하는거에요.
그리고 다시는 가지지 않으려고 저항하는거죠.
여성들은 그저 다양한 면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걸로 욕먹기 싫은거에요.
다큐멘터리에는 테일러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부분에 대한 발언도 나온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내 입장을 말해보자면,그렇게 눈에 쌍심지를 켜고 세상이 뒤집어질 것처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
그냥...자기 할 일 하고 그들은 좋아하는대로 하고 살게 냅두지.
그런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멋진 방식으로 자기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니.
제일 멋있다!
+ 내가 좋아하는 동성애자들이라고 한다면..
더 있을텐데!
너무도 재능있고 멋진 사람들이다.
동성애자라서 멋있는 게 아니라 그냥 멋있는 사람들이다.
테일러라는 사람이 더 좋아지게 되는 다큐멘터리였다.
동시에 이런 저런 생각을 잔뜩 심어준 이야기였다.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수로서, 딸로서, 여자로서 그녀의 모습을
다방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좋은 다큐멘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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