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책에서는 현재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엄청난 권태감에 사로잡혔을 때 이 책을 다시 읽었고, 더 어릴 적 명작이라길래 읽었을 때 느꼈던 지루함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들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행복이 과연 어디 있는건지 애타게 찾게 된다.
그래서 나 또한 다시 행복을 일깨워 줄 책을 찾아다녔다. 그 책들 중 하나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p.62
오감을 다 열어두고 세상을 마주할 때, 생각보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책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 행복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인드풀니스' 명상. '뇌 휴식법'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도 이 명상의 실천자였고, 구글에서도 마인드풀니스 사내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실질적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명상법 중 하나는 가만히 누워 숨을 들이쉴 때, 그 공기가 발 끝까지 들어갔다가 나온다고 생각하며 몸 구석구석 하나하나 감각을 느끼며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방법이다. 이렇게 온 몸의 감각을 깨우는 것은 휴식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필라테스를 배웠을 때도 강사님은 항상 마지막에 가만히, 정수리가 바닥과 수직으로, 그러면서 하늘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으로 서서 눈이 바라볼 수 있는 최대의 시야를 바라보고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셨다. 우리의 눈은 거의 180도 반경에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동안 시야를 90도 안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왔다고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항상 앞에 있는것만 바라보며 달려오던 일상으로부터 확실히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였다.
초조해하지 말자 .
낙타몰이꾼이 얘기한 대로, 먹을 때는 먹기만 하는거야. 그리고 길을 떠나야 할 때는 떠나는 거고.p.154
비밀은 바로 현재에 있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욱 나아지게 할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 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도 좋아지는 것이고.p.171
현재에 집중하라. 이건 참 내가 여전히 부던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고 그만큼 쉽지 않다. 굉장히 자주 과거를 회상하고, 그만큼 또 미래를 꿈꾼다.
이건 '만족'과도 크게 관련있는 부분이겠다. 과거에 잃은 것을 후회하고, 미래에 얻을 것을 선망하고 혹은 불안해하는 것.
그보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내가 가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겠나.
알면서 왜 잘 되지 않는걸까.
나의 인생영화 <어바웃 타임>에서는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가 물려주고 가신 행복을 위한 지혜
첫째, 평범한 삶을 사는거다. 하루하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둘째, 거의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라고 말씀하셨다.
긴장과 걱정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Sweetness of the world)을 두 번째 살면서는 제대로 느끼면서 말이다.
<어바웃타임> 중
우리에게도 인생을 두 번 반복할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초능력을 이 영화에서 대신 실현해준다
그리고 말한다.
"이제 난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단 하루조차도.
그저 내가 이 날을 위해 시간여행을 한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매일 완전하고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러니까, 시간여행 능력이 없는 우리들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는거다.
우리들, 항상 불안하고 미래가 불확실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겠고 그런 마음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항상 3년 후, 5년 후, 10년 후의 일을 예측하고 계획하라고 여기저기서 등을 떠밀고 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길들여진 듯하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p.76
불평을 습관적으로 하다보면, 결국 그 불평이 얼굴에 덕지덕지 붙어 두꺼비상이 완성된다.
진짜 돌이킬 수 없게 못생겨지는거지.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내가 살면서 상상도 못했던 종류의 엄청난 인성파탄자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들은 정말 심각할 정도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기분에 폭탄을 떨구고 유유히 퇴장한다. 그런 사람을 보며, 처음에는 많이 화가 났고 왜 낯선 이에게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곱씹어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건 그 사람이 평생에 걸쳐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자기만의 똥인거다. (더 나은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여행을 하면서도 그런 생각은 매우 중요하다. 여행의 시작부터 여권기간이 만료된 걸 발견하고, 비자를 안 따고도 몰랐고,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주머니를 뒤져보니 카드와 현금을 잃어버렸고, 혹은 핸드폰을 잃어버렸고, 길 가던 중 비둘기 똥에 맞고, 아니면 갑자기 인종차별을 받고,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살짝 망쳐진 기분에서 난리법석과 불평으로 인해 그 하루 전체를 통째로 날려버린다면, 그 여행은 두고두고 '최악의 여행'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것. 그래서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오히려 그런 자잘한 서투름들이 즐거운 에피소드로 두고두고 남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나를 도와주는 현지인들을 만난다면 여행의 감동은 배가 된다. 그리고 새삼, 서울역에서 길을 못찾아 헤매고 있는 외국인들을 만나면 반드시 도와주겠다는 착한 마음이 배가된다. (나도 서울역은 복잡해서 헷갈리는데 외국인은 당연히 헷갈릴거다)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똑같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p.55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 깊이 와닿는 책이다.
그래, 결국 자기 복은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새삼 실삼하고
새삼 감사하고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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