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는 진짜... 드라마를 왜 이렇게 기똥차게 잘 만드는 것인가 ㅠㅠ
시즌 1개에 에피소드 10개(각 30분 남짓)로 구성된
깔끔하고 짤막한 로맨틱 코미디다.
애나 켄드릭(Anna Kendrick)이 주연한 다비(Darby)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녀의 16살적 첫사랑부터 그녀에게 딱 맞는 짝을 찾기까지의
과정과 이별을 그린 드라마다.
단순히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로 묶기에는
틈틈히 흘러나오는 주옥같은 나래이션이 인상적이다.
다비는 16살 때 첫사랑을 만났고, 그로부터 마음이 부서지는 상처를 받았다.
그녀는 첫사랑인 루크를 진심으로 좋아했지만
그는 그저 이런 저런 여자를 다 홀리고 다니는 바람둥이였다.
그래서 홧김에 다비는 자신이 울고 있는 것이 "너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해서"가 아니라,
"암에 걸려서"라는 황당한, 인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거짓말을 하고만다.
물론 그 거짓말은 금새 들통난다.
그녀의 부끄러운 과거지만
이 에피소드만으로도 그녀가 얼마나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스스로 당당히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 나온 첫 사랑인 루크는 뒤에 성인이 되어 재등장한다.
어기와 헤어졌을 때
연애가 끝나고 나면 절대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을 것 같지만, 항상 만나게 됩니다. 다비는 아직 모르지만 어딘가에 다비의 상대도 있습니다. 이미 만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그들도 이 도시 어딘가에서 다비를 찾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연상남(브래들리)과 사귈 때
그냥 브래들리의 삶이라는 뗏목을 타고 표류하는 게 훨씬 더 쉬웠죠.
친구 세라의 말
넌 왜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전남친이 새여친과 찍은 SNS사진을 보며
세월이 지나면 다비도 알게 될 겁니다. SNS에서의 모습과 현실에서의 모습은 아주 다를 때가 많다는 걸요. 하지만 줄줄이 나오는 셀카에 다비의 기분은 쉬운 말로 엿같았습니다.
세라는 다비의 절친이자 룸메이트로,
남자친구인 짐과 매우 안정적이고 발랄한 연애를 길게 이어오고 있다.
다비에 연애고민이 생길 때마다 옆에서 지지해주고 조언해주지만,
정작 세라는 오래 사귄 짐과의 안정적인 관계에 권태를 느낀다.
세라와 짐에 대해, 짐의 고모할머니 曰
짐을 원하지 않으면 그냥 놔줘. 인생은 너무 짧단다.
세라가 오래 사귄 짐에 대해 느끼는 감정
내가 18살 때 한 타투처럼 느껴져. 그땐 진짜 멋졌는데 지금은 너무 희미해져서 뭔지 알아보기도 힘들어.
세라와 짐의 대화
세라 : "미안한데 왜 나한테 이런 얘기 안 했어?"
짐 : "안 물어봤잖아."
세라 : "내가 이랬어야 해? '짐, 이스라엘로 이사 갈 뻔한 얘기 좀 해줘'."
짐 : "우리가 만나기 전 얘기는 할 생각 없어보여서."
세라 : "서로 알아야 할 건 이미 다 알잖아."
짐 : "그렇지 않아. 난 너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세라가 짐과 헤어지는 시점
그리고 끝이 확실하지 않은 관계도 있기 마련이죠. 그럴 땐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길은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바칠 것인가, 아니면 놓아줄 것인가.
다비는 매그너스라는 남성과 결혼한다. 그는 요리도 잘하고, 그녀의 어머니에게도 잘하고, 안정적인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가 직장에서 해고된 이후, 경제적 자립은 커녕 다비의 통장 잔고를 갉아먹으며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는 빈대(?)같은 남성이다. 다비는 그를 사랑했기에 그의 상황을 나아지게 하기 위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매그너스는 오히려 잘나가는 다비를 질투하고, 방어적으로 행동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하고 열린 자세로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왜 나를 공격하냐는 식으로. 그들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한 쌍이었다.
다비가 결혼한 매그너스 (빚더미에 앉아 다비를 끌어내리는 인물)
다비 : "매그너스, 왜 이러는 거야? 내가 공격하는 것도 아닌데 나랑 싸우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매그너스 :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보지."
다비 : "중요한 사람이야. 나한테 너무 중요해."
하루 종일 연락이 없는 매그너스 때문에 패닉하는 다비를 보며 세라 曰
"그래, 만약 짐이 아침에 일자리를 찾으러 나갔다가 새벽 2시까지 안 들어왔다면 영영 안 오는 게 나을거야."
다비는 매그너스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상담소까지 찾아간다. 그리고 자기가 이 관계를 망쳤다고 자책한다.
다비 : "근데 제 문제인 것 같아요. 제가 자기표현을 정말 못하거든요. 그게 연애를 망쳐요. 그래서 그런 면을 고치고 싶어요."
상담사 : "남의 비위를 맞추는군요."
다비 : "근데 지금은 화가 나요."
상담사 : "제가 보기엔 애인이 당신 욕구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말하자면 갑질이라고나 할까요. 당신이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됐을까요? '자기가 나한테 갑질해서 2천 달러짜리 소파를 사게 하다니 너무 화가 나.' 거절당하는 게 두렵나보군요?"
다비 : "물론 그렇죠, 거절은 고통스러우니까요. 수치심을 유발하고요."
상담사 : "하지만 그건 당신때문이 아니에요. 거절은 개인적 문제가 아니에요. It's not personal"
어릴 적 첫사랑 루크와 데이트
옆에 닿은 루크의 무릎이 짜릿하게 느껴졌거든요. 닿은 것을 둘 다 알고 있었지만 둘 다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루크가 매그너스에 대해 다비에게 하는 조언
넌 좋은 사람이야. 네 남편은 그걸 이용하고 있어.
루크와 만남 후 다비가 깨달은 사실
다비는 루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루크는 매그너스보다 나은 무언가를 대표하는 존재일 뿐이었죠. 다비는 매그너스에게 솔직히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모든 걸 부수고 자유가 될 수 있었죠. 하지만 무언가 다비를 붙잡았어요. 자신을 믿지 못한 것이었을까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였을까요?
나르시시즘을 동정심을 가지고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을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해, 사랑이나 소속감을 느낄 자격이 없고 방황하는 그런 감정이란 걸.
다비의 엄마가 상담사에게 들은 말
"상담사가 그러더라. 내가 내 곁에 그냥 남아 줄 사람이 없을 거라고 믿는대. 내가 거절당하는 걸 너무 두려워한다는 구나. 그래서 내가 상대를 먼저 밀어낸다고. 나도 마음이 아파. 너무 외로워."
어기와의 재결합 후 이별을 고민하는 다비에게 짐의 상담
"아마 어기도 너랑 있을 때 행복할 수 없을 거야. 있잖아, 네가 어기랑 있을 때 너의 최선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면, 아마 어기도 너랑 있을 때 그의 최선의 모습을 보일 수 없을거야. 그게 나쁜 건 아니야. 너희 둘 잘못은 아니지. 그만해도 괜찮은 거 알지?"
그녀의 마지막 사랑을 만난 순간
다비는 나중에 알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다비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는 것을요. 예를 들자면, 오랜 기다림 끝에 완벽한 짝을 만났다고 해서 갑자기 새사람이 된 기분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랜트와 나란히 걸으면서 폭죽이 터지는 것 같지도 않았고, '이것이 사랑이다' 라고 알려주는 밴드의 음악 소리도 없었죠. 다만 조용하고 평화로웠으며 고요했습니다. 다비는 마침내 나에게 사랑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을 내보였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모두 열었죠.
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이 떠오르는 드라마다.
그 영화 또한, 큰 대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로에게 딱 맞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어떻게 스쳐지나갔고,
얼마나 많은 인연 끝에 서로를 만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같이 곁들여 보면 좋을 영화로 추천한다.
인연이 떠나가도 새로운 인연은 언제나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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