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도가 엄청나고, 감동과 재미가 갈수록 더해지는 소설책을 찾는다면 여기 있다.
정세랑 작가는 요즘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릴리즈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작가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피프티 피플>은 그녀가 <보건교사 안은영>을 쓰기 한참 전인 2016년에 출간한 책이다. 책 표지도 보라색이라서 그런지 제목이 퍼프티 퍼플로 보였다. (나만 그런가) 아, 그리고 정세랑 작가는 이 책 <피프티 피플>로 제 5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정세랑 작가는 인터뷰에서 '어느 커뮤니티를 축소해서 50명으로 압축한' 듯한 소설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제목 답게 목차 또한 50인의 사람 이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송수정, 조양선, 이환의, 브리타 훈겐, 배윤나, 공운영 등등... 외국인의 이름도 있어서 재밌었다. 각 인물의 챕터에서는 각각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인물이 묘하게 연결되어 있고, 심각한 사건부터 웃음짓게 만드는 일화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그래서 감정을 아주 들었다 놨다 한다. 직업도 각기 다양하다. 특히 병원과 의사 관련된 인물과 스토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거미줄처럼 펼쳐진다. 병원 얘기가 많아서 정세랑 작가가 병원에서 일한 적이 있나 찾아봤는데, 이력에 딱히 그런 얘기는 없다.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여,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장르문학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첫 챕터는 그냥 인물 당 이야기가 짧아서 금방 금방 읽기 좋다~ 하면서 가볍게 읽는데, 두 번째 챕터부터 갑자기 살인사건이 등장한다. 그러더니 앞에 주변인물로 살짝 등장했던 사람의 이름이 뒤에 등장하기도 해서, 점점 블랙홀처럼 책에 몰입되었다. 이 이야기가 과연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마지막 장에서 이 50명의 사람들은 (몇 명 제외하고) 한 영화관에서 만난다. 여기서부터 소름이 돋았다. 여기서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훨씬 더 짜릿할 것이다!! 이 책을 만약 영화로 찍는다면, 영화관 장면부터 시작할 것 같은 느낌. 영화관에 앉은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슥 스크리닝하고, 한 명 한 명 클로즈업을 해서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연출이 떠오른다.
"있잖아, 우리가 50년쯤 후에 다 같이 죽을 거라는 것보다 30년쯤 후에 다 같이 고아가 될 거라는 게 더 무섭지 않아?"
-p.79 한승조 이야기
결혼은 그 나름대로의 노력이 계속 들어가지만, 매일 안도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엇다. 마음을 다 맡길 수 있는 사람과 더 이상 얕은 계산 없이 팀을 이루어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 p.164 홍우섭 이야기
"닮았네. 걔 맨날 똑같은 옷 입는 애잖아. 옷 안 갈아입는 애."
정빈은 다운을 대신해 기분이 나빴다.
"내 친구 욕하지 마. 니 그림이나 그려. 졸라 못 그리면서."
-P.180 오정빈 이야기
예뻐, 하고 남자친구가 말해줄 때마다 마음속의 구멍이, 갈증이, 뭐라 이름 붙이든 영린을 새벽에 울게 하는 그 부분이 나을 것만 같았다. 남자친구가 예쁘다고 말해줄 때는 주로 스킨십을 할 때였음에도 어쨌든 도움이 되었다.
-p.126 문영린 이야기
주옥같은 인물들의 대사는 하나 하나 마음에 담고싶을 정도이다. 주말에 읽을 소설책으로 추천드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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