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책은 제목 그대로 '팝송'을 통해 '경제'를 살펴보고 있다.
시간 순으로 미국의 시대상을 설명하고, 그 시대상을 반영한 당대의 히트곡들을 소개한다.
책에서 모르는 노래가 소개되면 바로 그 음악을 찾아들으며 읽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쏠쏠한 재미 중 하나다.
자체 OST를 지정해주는 책이랄까.
저자인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요즘 유투브 '구라철'에 종종 등장하시던데,
김구라씨와 팝송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시는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하다.
수많은 지표들 사이에서 당대의 경제를 명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일 것이다.
그 사이에서 이 책은 팝송에 담겨있는 가사와 정서를 통해 당대를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던져준다.
그래서 더 쉽게 술술 읽히기도 하고, 팝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책이다!
# 내용 소개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미국의 대중문화사를 소개한다
(좋았던 시기는 노랑색으로 침체기는 파랑색으로 칠해보았다.)
1940-50년 대공황기간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실업자가 많이 생겼다.
'Happy days are here again' - Barbra Streisand
루스벨트 후보의 대선캠페인 때 사용된 노래였다.
우리가 다들 알고 있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가 'Over the Rainbow'는
당대의 희망찬 긍정성을 드러내는 노래였다.
1950년대
로큰롤의 제왕 Elvis Presley가 등장한 시기이다.
당시 흑인음악을 비하하는 풍조가 있었는데, 엘비스는 흑인음악과 백인음악을 섞음으로써
인종차별의 논리가 폐지되기 시작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아직도 폐지되진 않았지만)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가 꽃을 피는 시기였고, 자식들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했는데
용돈을 쥔 10대들이 레코드를 구매하는 소비자층으로 부상하였다.
단연 엘비스는 스타덤에 올랐고, 엘비스의 수직 신분 상승을 목격한 사람들은
자신의 꿈도 이뤄질 수 있음을 현실적으로 믿기 시작하였다.
엘비스뿐만이 아니라 당대에는 꽃미남 10대 가수들이 넘쳐났다고 한다.
1960년대
흑인 걸그룹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시대이다.
서퍼뮤직, 히피운동의 시대였고,
바다가 떠오르는 'Surfin' USA', 'California girls'를 부른 Beach Boys도 이 때 등장하였다.
위 노래들처럼 낙관적이고 깨알발랄한 사운드가 유행이었다.
캘리포니아를 황금낙원으로 여겼던 시기였다.
'What a wonderful World'를 부른 Louis Armstrong도 상종가를 친 시기이다.
당시 영국은 경기침체가 계속되었는데,
이 때 미국의 로큰롤을 부러워하며 따라하던 영국 청소년들을 일컬어 'Teddy Boy'라고 불렀다고 한다.
1970년대
달려가치가 몰락했던 시기이다.
'You've got a friend' - Carole King
'Bridge over troubled water' - Simon & Garfunkel
이런 노래들은 현실이 고통이고 역경이라는 걸 드러내는 황량한 노래들이다.
반면 디스코의 유행이 시작되었고, 소비 향락적인 음악이 유행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은 1975년 최초로 전쟁에서 패했고 (베트남 전쟁)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듬에 따라 소비경제가 위축되고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한다.
'Stayin' Alive' - Bee Gees 가 등장한 시기인데
이 노래는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아주 깜찍하게 오마주 되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후퇴 상황이었음에도, 역설적으로 이런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1970년대 말
노동자들의 분노를 담은 노래들이 생견나다.
'Born to Run' - Bruce Springsteen은 노동자의 삶은 아메리칸 드림과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Take this job and shove it' - Johnny Paycheck 또한 작업환경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다.
또 가장 유명한 'Hotel California' - Eagles는
대서사시같은 장대한 진행과 친화력 높은 멜로디로 '완벽한 팝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은 캘리포니아와 미국의 실상은 낭만적인 환상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고백을 뱉어내며,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허상을 콕 집어내고 있다.
1980년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한다.
레이건은 감세정책, 정부 예산과 지출 삭감, 긴축통화 등을 통해 호황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는 곧, 국민들에게 '돈이 최고'라는 심리적 주문을 걸게된다
노래들만 해도 'It's Money that I love' - Randy Newman, 'Money changes everything' - Cyndi Lauper,
그리고 대망의 'Material Girl' - Madonna !!!
이 노래들은 모두 황금만능주의 풍조를 비아냥거리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에서의 마돈나는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Diamonds are a girl's best friend'를 노래하는 마릴린 먼로의 모습을 따왔다고 한다.
또, 이 때는 마이클잭슨의 'Thriller'가 탑히트를 친 시기였다.
그리고 요즘 핫한 Charlie Puth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가수라고 밝였던
Marvin Gaye(얼마나 좋아했던지 그의 이름으로 노래도 냈더라지)가 잘나가던 시기였다.
마이클잭슨과 마빈게이는 모두 당대 흑인들의 열악한 삶을 노래했다.
또 랩도 이 때 등장하게 되었는데, 당시 흑인에게 유독 힘들었던 경제 상황 속에서 랩은 급부상하게 되었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 시기였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민생 경제는 나빴다.
'Rapper's Delight' - The Sugar Hill Gang과 같이 유흥, 쾌락을 강조한 노래들이 들어섰다.
부시 시대에 들어서면서 미래를 알 수 없는 X세대 젊은이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들의 울분을 담아낸 바야흐로 Alternative Rock의 시대였다.
'Smells like teen spirit' - Nirvana같이 X세대는 스스로를 저속하고 하등하다고 여겼다.
너바나의 보컬이였던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은 반상업성을 내걸었지만,
이로 인해 성공을 거두었다는 모순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27세에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영국의 경우, 라디오헤드가 등장했다.
'Creep' - RadioHead에서는 스스로를 Creep(스멀스멀 기어가는... 벌레같은 것)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즉 90년대 X세대는 승자가 아름답지 않은 시대를 살았기에
스스로를 그렇게 벌레, 쓰레기라고 칭하면서도 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동시대인 92년에는 LA 흑인폭동이 발생한 시기였다.
부의 불평등 분배가 많은 흑인들을 배제하고 있었고, 흑인 청년들은 갱스터 라이프로 치닫고 있었다.
1990년대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었다.
드디어 미국의 재정적자가 0이 된 시점이다. 경제 호황기를 맞은 것이다.
아주 흥이 넘치는 'Fiesta Macarena' - Los del Rio 노래가 바로 이 때 나온 것이다.
(둠칫둠칫 예~ 마까레나!) 전세계에 이 마카레나 춤 열풍이 불었다.
80년대부터 이어온 Alternative Rock장르가 폭발했고,
Boyz2Men으로 대표되는 R&B 시장도 폭발했고,
디바(여가수) 앨범도 잘 팔리고, 랩이랑 힙합도 잘 팔리던 시기!
99년도에는 Ricky Martin, Jennifer Lopez, Enrique Iglesias, Shakira 등 라틴 팝스타들이 대거 출연했고,
Backstreet Boys, Nsync, Britney Spears, Christina Aguilera등 핫한 팝스타들도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후반
영국도 대박이다. 해리포터, 텔리토비가 대박을 쳤고, 가수 Oasis도 대박이 났다.
'Wannabe'를 비롯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Spice girls도 이 때 등장한다.
명랑함 그 자체로 젊고 쿨한 매력을 뽐내면서 Cool Britannia(쿨한 영국)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다.
2000년대
닷컴 거품의 붕괴로 조지 부시 시절 있었던 경기 침체가 다시 돌아온다.
실업률이 증가했고, 펑크록밴드 Green Day는 'Boulevard of broken dreams'를 부른다.
# 리뷰
난 항상 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교양 강의 중에서도 미국학 특강을 찾아서 수강하고,
미국 대중 문화와 관련된 책을 무작위로 찾아읽으며 관련된 지식을 탐닉했다.
처음에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화려함에 매료되어, 더 알고 싶다는 막연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미디어를 접하면 접할수록 미국에서 3-40년대부터 히트하던 오래된 음악들이 음향효과로 사용되거나,
다른 가수에 의해 리메이크 되어 히트를 치는 등 도저히 관심을 놓을래야 놓을 수 없는 환경임을 깨달았다.
또한 미드에서는 미국 대중문화 역사의 맥락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드립들이 난무했기 때문에(?) 그걸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던 때였다.
이 책 <팝, 경제를 노래하다>는 그런 욕구를 해소해주었던 책이다.
팝송을 좋아한다면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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