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강에 추락한 비행기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있다
2009년 실제 발생했던, 뉴욕에서의 비행기 추락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이 사건으로 탑승해있던 155명의 승객은 전원 생존했다.
비행기는 뉴욕의 라구아디아 공항에서 출발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버드스트라이크(새떼의 공격)를 받고 엔진을 잃는다.
그리고 곧이어 추락을 하게 된다.
기장이었던 설리는 침착하게 비행기를 근처 허드슨 강에 착륙시키겠다는
말도 안되는 순발력을 통해 모두의 목숨을 구했다.
영화에서는 이 긴박한 순간보다는, 공청회에서 설리의 판단이 옳은 것인지 아니었는지에 대한
공방전에 더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것 또한 매우 몰입감 있게 본 영화이다.
생존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여기, 이 사건의 생존자 Ric Elias가 오늘의 강연자이다.
그는 5분 남짓의 짧은 시간동안,
죽을수도 있었던 상황을 앞두고 자신의 뇌리를 스친 3가지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1. I no longer want to POSTPONE anything in life
: 삶의 어떠한 것도 미루지 않겠다
2. THE TIME I WASTED on things that DID NOT MATTER with people that matter
: 중요하지 않은 일에 중요한 사람들과 시간을 쏟지 않겠다
가족, 친구들과 싸우기보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없애기로 했다.
'옳은'사람이 되기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 I no longer try to be RIGHT.
I choose to be HAPPY. "
3. I want to see MY KIDS GROW UP
: 좋은 아빠가 되겠다
막상 죽음이 무섭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슬펐다.
나의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더는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깔끔하고 담백한 강연이었다.
생존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지극히 개인적인 깨달음이지만
이 강연을 들으며 어떤 생각이 들어 나누고자 한다
지난 달,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하던 나는
봉에 박고 고꾸라지는 사고를 당했다.
잘못 넘어졌다면 진짜 죽을수도 있었을 것 같다.
정신도 못차리고 있을 때 친구가 불러준 구급차가 왔고,
정신없이 응급실로 옮겨져 난생 처음 CT를 찍었다.
이번 사고로 피부가 많이 벗겨졌고, 이가 하나 부러졌다.
지금은 꽤나 많이 회복한 상태지만 꽤나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나 스스로가 엄청나게 튼튼하다고 생각했던 만큼,
찰나의 방심에 맞바꾼 댓가는 너무도 큰 것이었다.
나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이
사실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함께 옆에 있어준 친구나,
그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와준 가족,
치료에 보태라며 조금씩 챙겨주시는 주변 어른들까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을 이렇게까지 강하게 느낀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근육통이 뭐야, 심하면 얼마나 심하겠어 하던 내가,
통증에 깨어 울며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느꼈고
세상 모든 맛집을 섭렵하겠노라고 들떠있던 내가,
이 하나 부러졌다고 죽 한 술 제대로 뜨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만한게 어디야' 하며
새삼 일상에 대한 소소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머지 삶을 보너스 인생이라고 생각하며,내 나름의 깨달음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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